지난 1일은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역사에 중요한 획이 그어진 날이다. 바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을 중심으로 전전자교환기(TDX)가 자체 개발돼 개통된 지 꼭 40년 되는 날이다.
만약 40년 전 TDX 독자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나아가 실제 전화망에 도입해 쓰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ICT 후진국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TDX 국산화를 주도한 ETRI는 설립 50년 동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등 글로벌 통신 표준을 내놓으며 이 기간 낸 경제파급 효과가 500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렇듯 기술은 한 국가의 흥망을 가름한다. 기술이 개발 기관이나 개발자만을 위한 것에 머물면 가치 또한 쪼그라든다. 기술이 새로 만들어져 만인을 위해 쓰일 때, 그 가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그 보유국 또한 성장의 길을 걷게 된다.
기술이 연구실을 떠나 기업으로, 또 수요자로 널리 퍼져나가도록 15년 전 시작된 '테크비즈코리아(Tech-Biz Korea)'가 2일 개막, 3일까지 이틀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다. 본지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6회째 이어올 수 있었던 그 근저에는 '기술이 사업화로 만개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도 정부와 함께 우리나라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R&D)을 총괄 지휘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를 비롯해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같은 과학기술 중심 대학 등 20개 기관이 참가해 총 121개 기술을 선보였다.
기술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로봇·피지컬AI, 네트워크, 사이버보안, 양자기술 등 소위 말하는 요즘 '핫한' 분야가 망라됐다. 기술 개발 주도기관 연구진이 직접, 그 기술의 사업성과 상용화 가치를 설명하고, 수요 기관이나 사업희망 기업 관계자는 직접 기술을 요모조모 살펴볼 수 있다. 대면 상담도 가능하다.
말 그대로 기술이 서말이어도, 사업화까지 꿰지 못하면 잠재된 값어치는 날아간다. 연구실 서랍 속에만 있고, 시장으로 나오지 못하는 기술의 사회·산업적 쓸모를 인정받을 수 없다.
'테크비즈코리아'가 지향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계의 변화된 모습은 명확하다. 연구진의 열정과 땀방울이 전부 녹아있는 그 기술이 사장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연구실 기술이 사업화의 바다로 나아가 가늠할 수 없는 경제·산업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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