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가 확산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심화로 물류 환경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 기업은 여전히 운송비 위주의 취약한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어 데이터 기반 전략적 물류 관리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내 기업물류비 구조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교통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국가 물류비는 2013년 152조원에서 2022년 327조원으로 연평균 8.9% 증가했다. 택배 물량 역시 2014년 약 16억건에서 2024년 59억5000만건으로 급증하며 물류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국가 전체 물류 규모가 커진 가운데, KIET의 '2024년 기업물류비 실태조사' 결과, 기업 매출액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기업 물류비 매출비중)은 평균 7.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겉보기엔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현장에서 전년 대비 물류비 증가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45.6%에 달해 체감 부담은 여전히 컸다.
국내 기업물류비는 운송비에 크게 편중돼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보였다. 전체 물류비 중 운송비 비중이 57.4%로 절반을 넘었고, 특히 도로 운송비가 전체 운송비의 72.6%를 차지했다. 유가, 운임, 인건비 등 외부 요인이 물류비 변동에 즉각 반영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반면 물류 운영 효율화를 위한 정보비 투자는 3.8%에 불과했다. 여기에 다품종 소량·다빈도 배송 트렌드가 정착(2024년 29.9%)하면서 라스트마일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기업 규모에 따른 물류 관리 역량 격차도 뚜렷했다. 대기업의 물류비 매출비중은 4.1%였으나 중소기업은 7.5%로 비용 부담이 컸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물류 정보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매출 대비 물류비 6.6%)이 미운영 기업(7.3%)보다 물류비 비중이 확연히 낮았으나, 시스템 도입률은 대기업 89.3%, 중소기업 43.6%로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국내 기업 중 물류 전담 부서를 둔 곳은 46.3%, 관련 정보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은 50.6%에 그쳐 체계적인 내부 관리 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다.
박지원 KIET 연구원은 “물류비는 더 이상 단순 운영비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경영 변수”라며 “단기적 비용 절감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관리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