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포도당만으로 두 가지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동시에 만드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영규·오경렬·김지훈 박사팀이 특수 촉매 시스템을 통해 포도당으로부터 세제·의약품 등의 원료인 '글루콘산', 감미료·화장품의 원료인 '소르비톨'을 동시 생산하는 순환형 저탄소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글루콘산·소르비톨은 세계에서 연간 수백만 톤이 생산되는 필수 화학소재다. 하지만 기존 공정은 포도당으로부터 둘을 각각 만들어야 했으며 50~150도 고온, 대기압의 10배가 넘는 고압 산소 또는 수소가 필요했다. 공정 비용이 막대하고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됐다.
연구팀은 포도당 내부 수소를 재활용해 포도당이 글루콘산으로 변할 때 발생하는 수소를 바로 옆 다른 포도당에 전달해 소르비톨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외부 전기 없이 공정 내부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제품을 완성하는 '자기 완결형' 공정을 구현했다.
공정 핵심은 백금·주석 결합 특수 촉매에 있다. 연구팀은 백금과 주석을 각각 3대 1의 최적 비율로 섞어 촉매를 설계했다. 백금만 사용하면 반응이 너무 강해 수소가 배출되지만, 여기에 주석을 더하면 반응 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덕분에 발생한 수소 100%를 소르비톨 생산에 활용한다. 실험 결과, 포도당 100분자를 넣으면 글루콘산 50분자와 소르비톨 50분자가 정확하게 만들어지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이다. 고농도의 포도당을 원료로 사용해 하루에 1리터당 1.5㎏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또 연구팀은 전기적인 힘으로 물질을 걸러내는 기술로 순도 98.5% 이상 제품을 얻는 데 성공했다. 분리 공정에 드는 전기료는 제품 1㎏당 약 150원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높다. 또 이 기술은 다양한 식물 자원인 바이오매스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황영규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모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순환형 화학공정의 모델을 제시했다”며, “석유가 아닌 식물 자원으로 화학제품을 만들면서도 탄소 배출이 획기적으로 감축된 이 기술이 향후 우리 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엔바이론먼트 앤 에너지에 1월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