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가 온라인 유통 채널을 넘어 '수출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거주 소비자가 국내 판매자로부터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해외직접판매)가 확대되면서 중소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직구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6조원을 돌파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코로나19 기간 중국 대리구매상(따이공)의 온라인 면세점 화장품 구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이다. 이후 엔데믹 전환으로 2022년 1조8558억원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2023년 2조 3989억원, 2024년 2조5976억원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3조233억원을 기록하면서 3조원대를 회복했다.

K역직구 시장의 최대 '큰손'은 중국이다. 2024년 대(對)중국 온라인쇼핑 직접판매액은 1조1562억원, 2025년에는 1조28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위인 미국(2025년 7048억 원)과 3위 일본(6518억 원)을 합친 규모에 육박한다. 전체 역직구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역직구 판매 품목의 약 75~90%가 화장품일 정도로 K뷰티에 소비가 집중됐다.
그러나 중소규모의 K셀러가 중국 시장에 단독으로 뛰어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 특유의 복잡한 통관 절차, 막대한 현지 물류망 구축 비용, 까다로운 위생 허가 등 개인이 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이 산재했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중국 거대 커머스 기업과 손을 잡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같은 장벽을 없애기 위함이다. 11번가와 역직구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한 징둥닷컴의 지난 2024년 연매출은 1조1588억 위안(약 220조원)이다. G마켓과 협력하는 알리바바는 같은 해 9411억위안(약 1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렸다.
G마켓과 11번가에 입점한 셀러는 각각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구축한 거대한 물류망을 통해 수억명에 달하는 현지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도록 돕는다. 개별 셀러가 감당해야 할 물류, 고객 서비스(CS), 현지 마케팅 부담을 '플랫폼 간의 제휴'가 모두 흡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1번가는 징둥닷컴에서 상품을 판매할 셀러를 위해 상품연동, 판매가 설정, 상품 검수, 국내 물류이동, 글로벌 물류배송, 통관, 중국 내 세금처리, 마케팅, CS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셀러 개인이 직접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게 (역직구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중국 시장 진출의 새로운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마켓은 현재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 지역 플랫폼 '라자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G마켓이 라자다와 본격적으로 협력한 지난해 11월 한 달간 역직구 주문 건수는 전월 대비 4배가량(271%) 급증했다. 특히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에서는 K뷰티 상품을, 싱가포르와 필리핀에서는 디지털과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G마켓 관계자는 “내수 부진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G마켓 역직구에 도전한 셀러들의 성공 사례를 적극 알릴 것”이라면서 “온라인을 활용한 수출 전략 교육을 병행하는 등 동반 성장을 위해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