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잇따른 금융사고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해 정기검사 시 '금융소비자보호 검사반'을 별도로 편성하는 등 고강도 점검에 나선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14.6배 폭증한 외부인 사기 등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 여신 프로세스와 내부통제 체계를 대대적으로 수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은행·은행지주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감독 방향을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사전예방적 검사 체계 확립에 역량을 집중한다. 정기검사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검사반'을 별도로 꾸려 소비자보호 체계를 입체적으로 점검하고, 고위험 상품 판매 단계의 적정성을 밀착 모니터링한다. 단기 실적 중심의 과도한 성과보상체계 운영 여부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이 고강도 점검을 추진하는 것은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사고가 지속해 늘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금융사고 건수는 2023년 61건에서 2024년 128건, 2025년 184건으로 2년 만에 3배 가깝게 증가했다. 사고 금액 역시 지난해 3283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469억원) 대비 약 7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특히 비대면·디지털화의 허점을 노린 '외부인 사기에 의한 사고'가 급증했다. 2023년 6건에 불과했던 외부 사기 사고는 지난해 88건으로 14.6배 폭증하며 건전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선진화와 내부통제 실효성을 위한 압박도 강화한다.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와 최고경영자(CEO)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지난해 실시한 책무구조도 현장점검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자세히 확인한다.
급격한 IT 환경 변화에 따른 규제 틀도 구체화했다. 금감원은 은행 내 AI 개발·운영 시 임직원 간 역할과 책임을 구분하는 거버넌스 및 AI 검증체계 구축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 법제화에 맞춰 은행권 가상자산 활용 관련 감독 방안을 마련하고, 바젤위원회(BCBS)의 암호자산 건전성 규제 도입도 추진한다.
최근 자본시장 활황으로 보름 새 요구불예금 30조 원이 이탈하는 등 '머니무브'가 가속화됨에 따라 은행권 잠재 리스크 관리에도 고삐를 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목표 달성 여부와 신용평가모델(CSS) 고도화 이행 현황을 점검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를 독려할 계획이다.
곽범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융소비자에게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고 은행권과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은행 지배구조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선하는 한편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은행권과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