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석유 생산 중단 수준 감축”…'불가항력' 선언, 중동 에너지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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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알아마디의 원유 저장고. 사진=연합뉴스

쿠웨이트가 중동 군사 충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 등을 고려해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석유 생산 감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석유공사가 성명을 통해 “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지속적인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원유 생산과 정제 처리량을 감축한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불가항력 조항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쿠웨이트 석유공사는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무력 충돌의 여파로 현재 아라비아만 해역에서 원유와 석유를 운송할 선박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치는 위기 관리와 사업 지속 전략의 일환이라며 “상황이 안정되고 조건이 허락할 경우 언제든 생산 수준을 복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쿠웨이트의 핵심 정유시설인 알아마디 정유단지는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받아 석유제품 생산량을 줄였다. 올해 1월 기준 쿠웨이트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260만 배럴, 정유 처리 능력은 하루 약 80만 배럴 수준이다.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와 달리 육상 송유관이 없어 대부분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해야 하는 구조다.

최근 걸프 지역에서는 이란의 공격 여파로 에너지 시설 가동 중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도후크주에서는 미국 기업 에이치케이엔 에너지가 운영하는 사르상 유전이 무인기 공격을 받아 하루 약 3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의 최대 정유시설이 위치한 라스타누라 단지가 무인기 공격을 받자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 생산국인 카타르도 이란의 무인기 공격으로 최대 액화천연가스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하고 공급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카타르의 생산 정상화에 최소 한 달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걸프 지역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막히면서 원유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이 생산량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미 감산한 유전의 경우 정상 생산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해 해협 봉쇄가 해소되더라도 원유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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