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대신 최저가 자랑… “누가 더 싸게 샀나” 경쟁하는 中 청년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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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재력을 드러내기보다 각자의 고충을 나누고, 누가 더 알뜰하게 소비했는지를 겨루는 역비교(reverse comparison)가 퍼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재력을 드러내기보다 각자의 고충을 나누고, 누가 더 알뜰하게 소비했는지를 겨루는 역비교(reverse comparison)가 퍼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한때 고가 브랜드 제품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던 분위기와 달리 요즘 젊은 세대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한 경험을 자랑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최저가 구매 사례를 공유하며 서로 비교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룸메이트가 세탁세제 두 봉지를 단 1펀(약 2원)에 샀다는 사실을 알고 이틀 동안 잠을 설쳤다”는 글을 남겨 5만개가 넘는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지인이 A4용지 100장을 0.99위안(약 200원)에 구입했다는 얘기를 듣고 좌절했다”는 사연으로 90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와 함께 중국 주요 도시에서 한 달 3000위안(약 65만원)으로 살아가는 노하우를 소개하는 콘텐츠 역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층은 값싸게 산 물건 이야기를 넘어 직장과 일상에서 겪는 고민까지 공개적으로 털어놓는 분위기다. 특히 춘절(중국 설) 등 명절에 고향을 방문했을 때 상여금 축소, 임대료 인상, 업무 스트레스, 실직 이후 구직 난항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가족이나 지인에게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과거 명절 귀향길에서 성공을 과시하던 '금의환향' 풍조와는 상반된 변화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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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재력을 드러내기보다 각자의 고충을 나누고, 누가 더 알뜰하게 소비했는지를 겨루는 역비교(reverse comparison)가 퍼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청년 세대가 체감하는 경제·사회적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양쉐옌 시안교통대 교수는 '역비교' 현상이 젊은층 특유의 냉소적이면서도 자조적이고 방어적인 심리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부를 드러내는 행동은 시기나 비난을 유발할 수 있어, 오히려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런 경향이 확산될 경우 현실 개선을 향한 동력이 약해질 수 있으며, 사회 전반에 우울한 기류가 퍼지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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