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300억’ 못 채우면 자동 해산… 좀비 펀드 양산 원천 차단
코스닥 소형주 투자 ‘30% 캡’ 적용

벤처·혁신기업의 '돈맥경화'를 해소할 한국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가 법률적 최종 관문을 넘었다. 정부는 제도 초기 부실 펀드 난립을 막기 위해 '3년 내 300억원 모집'이라는 조건을 원안 그대로 확정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법제처는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해 내부 결재를 완료하고, 심사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오는 3월 17일 제도 시행을 위한 모든 행정 절차가 완료됐고, 국무회의 의결만을 남겨두게 됐다.
최종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문투자자 자금만으로 설정된 BDC에 대한 최소 규모 유지 의무다. '전문투자자의 자금만으로 설립된 BDC는 설정 후 3년 이내에 모집가액이 300억원에 미달할 경우 반드시 펀드를 해지하거나 해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적인 공모 펀드와 달리,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당하도록 못을 박은 셈이다.
이는 운용 보수만 챙기며 실질적인 투자는 집행하지 않는 '좀비 펀드' 발생을 초기부터 차단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운용사(GP)의 자격 요건도 한층 깐깐해졌다. BDC 운용을 위한 '기업성장집합투자업' 인가의 최저 자기자본은 40억원으로 확정됐다. 기존 인가를 보유한 업체도 시행령 발효 후 3년 이내에 새로운 인가 유지 요건을 충족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자본시장 유동성이 비상장 혁신 기업으로 실질적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하는 '계산법'도 확정됐다. BDC는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주투자대상에 투자해야 하는데, 이때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의 코스닥 상장사나 다른 벤처투자조합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은 전체 자산총액의 30%까지만 인정된다.
이는 BDC가 기존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창구로 전용되는 부작용을 차단하고, 혁신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신규 자금 수혈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비상장 투자의 고질적 문제인 '환매 불가' 리스크를 보완할 완충 장치도 마련됐다.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자산을 제값에 팔기 어려운 경우 투자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처분 기한을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투자 기업의 부도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처분이 가능한 시점까지 규제 적용을 유예받을 수 있어, 공모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를 끝까지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외국계 IB의 국내 진입 문턱도 낮아진다. 외국 금융투자업자가 국내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할 때, 최종 모회사가 같은 외국 지주회사의 국내 법인이 되는 경우까지 '인가 특례'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모험자본의 선진 운용 기법이 국내 시장에 빠르게 수혈될 전망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