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탕이 들어간 단 음료에 세금을 부과해 온 태국이 이번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태국 소비세청의 라차다 와니치콘 부청장은 관계자들이 새 정부에서 포장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단계적 나트륨세(소금세) 도입을 위한 공식 제안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고혈압과 신장 질환 등 나트륨 섭취와 관련된 질환을 퇴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 다만 당국은 대체 당이 있는 설탕과 달리 소금은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없어 성분 재조정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트륨세는 조리된 식품이나 즉석식품, 패스트푸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소금뿐만 아니라 베이킹소다(탄산수소나트륨) 등 식품에 첨가된 모든 나트륨 함량을 기준으로 부과될 예정이다.
라차다 부청장은 “이 세금의 목적은 정부 수입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창출하고 비과세 보건 조치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요리는 짠맛, 단맛, 신맛, 매운맛 등 자극적인 맛이 주를 이룬다. 쏨땀, 똠얌, 팟타이 등 우리에게 친숙한 요리에도 생선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액젓인 '피시소스'가 사용된다.
2024~2025년 전국 건강 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65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2000mg 미만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높은 나트륨 섭취량으로 고혈압, 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올라가면서 태국은 연간 약 1조 6000억밧의 추가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태국 소비세청은 이전부터 인스턴트 라면, 냉동식품, 짭짤한 과자 등을 나트륨 과다 섭취의 원인으로 지목해왔다. 태국 마히돌 대학교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같은 식품에 나트륨세를 부과하면 일별 나트륨 섭취량을 약 53~83mg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발표에 따라 1회 제공량당 총 나트륨 함량에 따른 세율이 부과될 예정이다. 라차다 부청장에 따르면 최소 6년을 과도기로 보고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은 식품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법적 조치가 '소금 중독'을 막는 환경 조성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세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소비 패턴이 의미 있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태국은 지난 2017년 아시아 최초로 '설탕세'를 도입한 국가다. 당뇨, 비만, 고혈압 등을 부르는 설탕이 포함된 가당 음료에 설탕 함량에 따른 세금을 차등하는 조치다.
이에 따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탄산음료, 에너지음료, 과일·채소 주스, 즉석 음용 커피·차 등 일부 제품에 설탕세가 부과돼 왔다. 최근에는 태국 주요 음료 체인과 보건부가 협력해 기본 당도를 100%에서 50%로 변경하는 당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노점상에서 판매되는 음료는 규제를 받지 않아 설탕세 사각지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