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게이츠(71)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가 과거 러시아 여성 2명과의 외도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다만 '엡스타인 스캔들'과의 직접적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과거 두 차례 외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상대는 브리지(카드게임) 대회에서 만난 러시아인 브리지 선수와, 사업 활동 중 알게 된 러시아인 핵물리학자라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그러나 두 여성 모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착취 피해자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엡스타인 관련 피해 여성들과 시간을 보낸 적이 없으며, 부적절한 일을 하지도, 목격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의 측근이자 과학 자문이었던 보리스 니콜리치가 외도 사실을 엡스타인에게 알렸고, 이후 엡스타인이 이를 빌미로 협박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엡스타인은 2013년 게이츠의 외도 상대였던 브리지 선수 밀라 안토노바에게 학비를 지원한 뒤, 2017년 게이츠에게 해당 비용 상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이른바 '엡스타인 문건'에는 게이츠가 얼굴이 가려진 여성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게이츠는 “회의 직후 엡스타인이 수행 비서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해 촬영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게이츠는 엡스타인과 2011년 처음 만났으며, 이는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권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였다. 그는 당시 엡스타인이 '18개월짜리 사안'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 배경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전 부인 멀린다가 2013년 엡스타인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럼에도 2014년까지 엡스타인과 독일·프랑스·뉴욕 등지로 동행 비행을 했으나, 함께 숙박하거나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엡스타인은 카리브해 개인 섬 등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및 성 착취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정·재계 유력 인사 다수가 이른바 '엡스타인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게이츠 역시 그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게이츠는 “엡스타인과 시간을 보낸 것은 큰 실수였다”며 “나의 판단 착오로 이 일에 연루된 모든 이들에게 사과한다. 이는 재단의 가치와 정반대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