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경제부가 공공계약 선금 한도를 100%에서 70%로 복원하고 단계적 지급을 도입하는 '선금 제도 합리화 방안'을 24일 발표했다.
선금은 공정 차질 방지 등을 위해 계약상대자의 요청에 따라 자재대금 등 계약 이행 초기에 필요한 현금을 미리 지급하는 제도다. 1997년 이후 최대 70% 한도를 유지해오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80%, 100%까지 한시 확대됐다. 올해 1월 1일부터는 특례가 종료되며 다시 70%로 복원됐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최초 지급 시 계약금액의 30~50% 범위 내에서 우선 지급하고, 선금 사용 또는 계약 이행이 확인될 경우 누적 70% 한도 내에서 추가 지급하는 '단계적 지급'을 의무화한다. 현재는 최초 지급 시 최대 70%까지 일괄 지급이 가능하다.
의무지급률은 30%를 원칙으로 하되, 소규모 계약의 경우 중소기업을 고려해 40~50%까지 우대 적용한다. 다만 해외 원자재 구매 등 필요성이 인정되면 최초 지급 시 의무지급률을 초과하는 선금 지급도 허용한다.
선금 관리도 강화한다. 앞으로는 계약상대자가 선금 사용계획서를 의무 제출해야 한다. 계약별 전용계좌를 1대 1로 운영해 사용 내역을 확인한다. 선금 내역 확인에 미협조하거나 허위 서류를 제출할 경우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한다.
선금의 반복적 목적 외 사용으로 계약 이행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계약 해지까지 가능토록 기준을 보완했다.
또 2019년부터 운영해 온 '차년도 이월 예상액 선금 허용 특례'를 종료한다. 연도 내 집행 가능한 금액만 선금으로 지급하는 원칙으로 회귀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선금 지급과 실제 집행 간 괴리를 최소화해 연말 자금 집행 집중을 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재정당국은 이번 조치가 재정 긴축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경기 대응을 위해 100%까지 확대했던 선금 한도를 1997년 이후 유지해 온 70% 수준으로 복원하는 것”이라며 “통제 강화 목적이라기보다는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자금이 지급되도록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계약상대자의 선금 수령 선택권도 명문화한다. 선금을 받을 경우 물가변동분을 보전받지 못하고 보증수수료 부담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업체가 원하지 않으면 발주기관이 강제할 수 없도록 한다.
정부는 계약예규 개정 절차에 착수해 선금 관리 강화, 특례 종료 등은 4월 1일부터 시행한다. 단계적 지급 의무화는 기업 자금 운용 영향을 고려해 7월 1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지방정부 계약에도 동일한 체계를 적용하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거 조기집행 기조 속에서 계약과 동시에 선금이 일괄 지급되던 구조의 불합리한 측면을 보완하고, 실제 집행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지급하자는 것”이라며 “기업의 계약 이행을 지원하는 기본 취지는 유지하되 재정 관리의 합리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