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잔치' 국면에 들어섰다.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니라 거래대금 자체가 한 단계 상향 이동하면서 업종 이익 체력도 함께 올라섰다는 평가다. 올해 역시 높은 거래대금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2026년 실적 컨센서스도 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62.3조원(KRX 42조원·NXT 20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9.1%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객예탁금은 106조원으로 전월 대비 20.7% 증가했고, 신용공여 잔고는 56.4조원으로 9.9% 늘었다. 예탁금 100조원 돌파는 증시에 대기 중인 현금성 자금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신용잔고 확대는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참여 증가와 함께 증권사의 이자이익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
거래 규모 확대는 수익성 전망 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을 기존 37조원에서 보수적으로 50조원으로 상향할 경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만으로도 커버리지 증권사의 별도 기준 순이익이 평균 10%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대금이 50조~60조원대에서 안착할 경우 브로커리지 수수료, 신용이자 수익, 트레이딩 손익이 동반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개별 증권사 실적 전망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2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올해 후발 주자들이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2026년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2조6504억원, 당기순이익 2조13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8.4%, 26.37% 증가가 예상된다. 키움증권 역시 영업이익 1조8215억원, 순이익 1조3481억원으로 각각 22.39%, 20.91% 상승이 전망된다.
업종 전반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6년 증권산업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높은 투자심리와 기업 실적 개선,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 생산적 금융 정책에 따른 모험자본 공급 확대 등을 올해 증권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국면이 아니라, 기업공개(IPO)·회사채 발행·유상증자 등 기업금융 수요 확대와 자산관리 시장 성장까지 맞물린 복합적 확장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위탁매매, 자기매매, IB, 자산관리 등 주요 수익 부문이 전반적으로 개선 흐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확대, 채권 금리 안정에 따른 트레이딩 환경 개선, 퇴직연금·CMA·금전신탁 등 자산관리 수요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이 과거 '거래대금 의존 산업'에서 벗어나 기업금융·자산관리·자기매매가 균형을 이루는 복합 수익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시장금리 안정화에 따른 유동성이 채권 및 ETF, 주식시장 등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증권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새 정부의 적극적인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관련 VC 및 IPO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