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넘어 미주로…솔루엠, ESL 시장 '투 트랙 성장'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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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엠. 사진=솔루엠

글로벌 전자가격표시기(ESL)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유럽 중심으로 성장해 온 시장에 북미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면서 주요 사업자들의 전략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솔루엠이 북미 시장을 차세대 핵심 무대로 삼고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솔루엠은 ESL, 파워모듈, 자동차전장, 디스플레이를 아우르는 기술 기업으로, ESL 부문에서 2조원 이상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유럽 전역의 대형·중견 리테일러와 거래를 이어오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해 왔다.

특정 대형 고객에 집중하지 않는 사업 구조도 특징이다. 다수의 유통 채널과 장기 거래 관계를 유지하며 지역별 매출 편중을 최소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업계의 시선은 북미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최대 리테일 시장이지만 ESL 도입률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향후 수년간 구조적 성장 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솔루엠은 지난해부터 북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 매출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홀푸드마켓 납품을 통해 현지 레퍼런스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미주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생산 인프라 역시 북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멕시코 생산 거점 가동을 통해 공급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관세 및 물류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했다. 이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 내 대형 유통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POC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젝트가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솔루엠의 북미 시장 입지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ESL 시장의 경쟁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 전자 라벨 공급을 넘어 매장 운영 전반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SaaS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솔루엠은 이에 대응해 자체 통합 플랫폼 'Retail in Sync'를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ESL과 매장 내 IoT 기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가격 운영, 재고 관리, 고객 경험 개선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지향한다.

현재 글로벌 ESL 시장에서는 프랑스계 기업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솔루엠이 뒤를 잇고 있다. 다만 선두 기업의 매출 구조가 특정 지역과 소수 고객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장기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솔루엠은 유럽의 안정적 매출 기반과 북미의 성장 잠재력을 동시에 활용하는 '투 트랙 성장 전략'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전장과 디스플레이 등 비ESL 사업 확대 역시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북미 시장에서의 실질적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글로벌 ESL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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