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법원이 메타(Meta)가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망 무임승차 논란에 제동을 걸고, 통신업계가 주장해 온 '망 공정기여(Fair Share)' 논리에 힘을 실어줄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12일 통신업계 따르면 독일 법원은 메타가 도이치텔레콤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대가로 약 3000만유로(약 52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메타가 망 이용대가 지불을 중단하자 도이치텔레콤이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 결과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도이치텔레콤의 피어링(직접접속) 이용에 대한 계약 성립 여부였다. 메타 측은 양사 간 합의가 '무정산 피어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교환 과정에서 상호 간에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며 별도의 유상 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다만 법원은 도이치텔레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메타의 자회사인 엣지네트워크서비스가 기존 망 이용계약이 만료된 이후에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도이치텔레콤에 대규모 트래픽을 전송해 온 행위 자체를 '새로운 유상 계약의 성립'으로 간주했다.
특히 법원은 도이치텔레콤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부당한 요금을 강요했다는 메타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메타는 타사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통신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유럽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ISP(인터넷제공사업자)와 CP(콘텐츠제공사업자) 간의 망 이용료 분쟁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구글, 넷플릭스,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트래픽 유발에 따른 비용 분담 요구에 대해 '망 중립성'과 '접속료 정산제외' 등을 근거로 거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법원이 네트워크 이용을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상업적 서비스'로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빅테크가 유발하는 막대한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통신사는 지속적 망 증설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이번 판결은 네트워크에서 망 이용계약 관계가 인정된 사례로, 수익자 부담 원칙에 입각해 빅테크의 비용 분담 의무를 부여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