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에서 치매 예방·치료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 제제 재평가를 두고 실제 진료 현장 데이터인 코호트와 리얼월드데이터(RWD)를 관련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치매 질환 특성상 엄격한 무작위대조임상(RCT) 결과와 함께 실제 진료 환경에서 축적된 임상 근거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콜린에 대한 임상 재평가를 진행 중이다. 임상 재평가와 별개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범위·기준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절차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
식약처 재평가 결과는 2027년 12월께 도출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허가 사항 유지와 변경 여부 등 후속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현재 재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콜린 효과를 시사하는 관찰 연구결과를 근거로 코호트와 RWD를 평가 과정에서 반영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원주세브란스병원 코호트 분석에서는 해당 약제 복용군이 비복용군 대비 알츠하이머 치매 전환 위험이 약 10%, 혈관성 치매 전환 위험이 약 17% 낮게 분석됐다고 보고됐다. 프란체스코 아멘타 이탈리아 카메리노대 교수가 2025 세계신경과학회(WCN)에서 발표한 연구에서 콜린 투여군은 해마와 대뇌피질 위축 속도가 위약군 대비 느리게 나타났다.
다만 이를 결정적인 약효 입증 근거로 삼기에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RCT는 변인을 통제해 약물과 치료 효과간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강점이 있는 반면, 관찰 연구는 환자의 기저 질환, 생활 습관, 병용 약물 등 교란 변수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통계적 연관성을 곧바로 의학적 효능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질환 특성을 고려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맞선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성 질환인 만큼 단기간 RCT 결과만으로 약물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고, 실제 진료 환경에서 축적되는 장기 데이터도 함께 검토해야 현실에 부합하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치매는 단일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며 “RCT뿐 아니라 장기 추적 관찰이 가능한 RWD 등 다양한 근거를 종합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가 당국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는 현행 급여 기준 원칙을 재확인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코호트 연구나 RWD는 검토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볼 수 있지만, 약효를 입증하는 평가의 핵심 근거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역시 임상적 유용성 입증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급여 적정성 재평가는 현재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에서 최적 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라면서 “때문에 교과서부터 임상진료지침와 등재된 학술지에 실린 논문(SCIE)급 임상연구문헌(RCT) 등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이 충분히 입증된 약제에 한해 급여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