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AI 물류 혁신이 만든 '로스 제로' 패션 물류 표준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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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우 바바패션 대표

패션 물류는 품목, 색상, 사이즈 별 복잡한 SKU(Stock Keeping Unit) 구조와 높은 인력 의존도 탓에 자동화와 표준화가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됐다. 현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로스(Loss)' 발생을 전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재고 정확도를 완벽하게 유지하는 데에 한계가 컸다.

바바패션 역시 재고 관리가 큰 과제였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물류 자동화 도입으로 판이 바뀌었다. 로스는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기 시작했다.

바바패션은 경기도 여주 물류센터에 패션물류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기반 AI 자율 물류 로봇 'AAGV(Autonomous AI Guided Vehicle)'를 도입했다. 피킹, 분류, 검수, 포장, 출고 등 핵심 공정을 자동화했다. 작업자가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시스템이 주문 정보와의 일치 여부를 즉시 검증하고, 로봇이 지정된 목적지로 상품을 이송·분류하는 방식이다.

도입 이후 AAGV 로봇의 처리 속도는 시간당 최대 3500PCS로 기존 인력 중심 작업 대비 약 400% 수준의 처리 효율을 기록했다. 그 결과 중복 피킹이나 오피킹, 결품으로 인한 재작업과 재출고가 현저히 줄었다. 바바패션 물류 센터에서는 실질적인 '로스 제로(0%)' 운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물류 환경에서 로스는 분실 자체보다 이를 확인하고 복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관리 비용이 이슈였다. AAGV 도입 이후에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재고의 이동 상태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면서 '찾아야 하는 재고'가 아니라 '항상 알고 있는 재고'가 됐다. 로스를 확인하고 복구하는 데 소요되던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바바패션의 AI 물류 자동화 도입은 패션업계에서 SKU가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450개 매장으로 출고되는 물량을 최소 인력으로 운영하면서도 출고 리드타임은 단축됐다. 재고 데이터와 실물 간 불일치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로스 제로가 특정 공정이 아닌 전체 물류 흐름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스 제로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휴먼 에러를 전제로 하지 않는 공정 설계가 있다. 기존 패션 물류는 숙련 인력의 판단과 경험에 의존해 왔다. 이는 작업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로 이어졌다.

AI 물류 자동화 이후에는 작업자가 단순 스캔만 수행하고, 상품의 이동·분류·검증은 시스템이 맡는다. 이에 따라 숙련도와 무관하게 같은 품질의 작업 결과가 가능해졌고, 여러 변수에도 물류 정확도가 유지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바바패션은 AI 자율로봇 도입과 함께 박스 자동화 설비 등 패션 물류에 특화된 자동화 공정을 고도화해 왔다. 시간당 4000PCS의 행거 상품 처리가 가능한 자동 분배 시스템 역시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패션 물류에서 로스가 발생하지 않는 표준 공정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바바패션이 AI 물류 자동화를 통해 확인한 가장 명확한 성과다.

사업이 확장될수록 물류 센터와 재고 규모 역시 함께 커지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은 종종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물류 운영은 기술과 구조적 측면을 동시에 고도화해야 한다. 바바패션이 경험한 로스 제로 성과가 패션업계 전반 물류의 표준을 다시 설계하는 변곡점이 되길 기대한다.

문장우 바바패션 대표 jangwoo.mun@babafash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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