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세계 3대 강국'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충과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 이른바 'AI 고속도로'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도 예산과 사업을 확대하며 AI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대규모 연산 자원과 모델 투자가 '두뇌'를 키우는 일이라면, 이를 산업과 일상에서 구현할 '몸체'도 갖춰야 한다. 생성형 AI가 제조, 물류, 서비스 현장으로 확산할수록 로봇과 같은 피지컬 AI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가 AI 전략이 하드웨어 생태계까지 아울러야 하는 이유다.
이 관점에서 현재 국내 로봇 시장이 외산 제품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서빙, 물류, 청소 로봇은 중국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일부 현장에선 외산 점유율이 70~80%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용 로봇 역시 감속기, 서보모터, 센서, 엔코더 등 핵심 부품의 일본 등 해외 의존도가 높다. 국산화율은 40% 안팎에 머문다.
휴머노이드는 더 복합적이다. AI 모델뿐만 아니라 모터, 감속기, 제어기, 배터리, 센서 등 제조 기술이 결합돼야 완성되는 분야다. 초기 생태계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산업 경쟁력이 갈릴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술 경쟁과 함께 국제 표준 선점 경쟁도 본격화됐다. 이미 미국 선도 기업들이 안전 기준 마련을 주도하고, ISO 중심의 전용 규격 개발도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 기술과 자본에 더해 표준까지 먼저 설계한 국가가 향후 인증과 수출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를 연 것이 파운데이션 모델이라면, 다음 무대는 현실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다. 결국 핵심은 '제조 주권'이다. GPU와 데이터센터 투자에 더해 로봇 부품 국산화, 실증 수요 확대, 공공 조달 연계, 지역 제조 클러스터 조성 등 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가 병행될 때 비로소 AI 3대 강국을 바라볼 수 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