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공시 우선 도입 후 법정공시 전환…제조업 특성 반영

정부가 우리 자본시장의 질적 도약과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4월 지속가능성(ESG) 공시 로드맵 최종안을 확정한다. 공시 역량이 충분한 대형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기업 부담이 큰 공급망 배출량(Scope 3) 공시는 충분한 유예기간과 면책 규정을 마련해 이행을 돕는다.
금융위원회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를 열고 ESG 공시 제도화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관계부처와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공시 도입 시기와 범위 등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주요 쟁점을 점검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제4차 생산적 금융을 위한 대전환 회의'에서 로드맵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4월 중 최종안을 확정하는 것이 목표다.
공시 기준은 국제 정합성을 유지하되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구조를 반영한다. 내부 탄소 가격이나 산업기반 지표 등은 기업이 선택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특히 산업계 우려가 컸던 공급망 배출량(Scope 3)은 공시 실효성을 위해 포함하되, 중소·중견 협력업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시 초기 단계에서는 면책 규정을 적용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인프라 고도화를 지원한다.
의무 공시 시기는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주요국 동향을 고려해 결정한다. EU는 이미 지난해 공시 기준을 확정해 시행 중이며, 일본은 내년 공시 기준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2029년부터 발생하는 EU 역외기업 공시 의무에 대비해 국내에서 미리 공시 경험을 쌓는 기회를 제공할 구상이다.
제도 안착을 위해 도입 초기에는 제재 부담이 적은 거래소 공시로 우선 운영한다. 이후 제도가 안정되면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저탄소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등 전환금융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5000선을 돌파하며 우리 자본시장이 질적으로 도약했다”며 “투자자 신뢰는 기업 성과의 지속 가능한 믿음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만큼, 예측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마련해 기업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