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 시장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대형마트의 최후 보루로 꼽혔던 '장보기'까지 온라인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이커머스는 두 자릿수 성장세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대형마트는 규제의 벽과 정책 소외 속에 역성장 늪에 빠졌다.
산업통상부는 28일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1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서 지난해 주요 26개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매출이 11.8% 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출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연평균 성장률(CAGR)에서는 온라인 10.1%, 오프라인 2.6%로 큰 격차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유통의 중심 축인 대형마트 매출은 연평균 4.2% 감소하면서 주요 유통 업태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2021년 52.1%였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59.0%까지 치솟으며 전체 유통 시장의 60%에 육박하게 됐다.

대형마트의 강점이었던 식품 분야 이탈이 눈에 띈다. 지난해 온라인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17.5% 폭등하면서 전체 온라인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도 식품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9% 감소하며 안방을 내주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이 일반 공산품은 물론 신선식품까지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 행태에 고착한 결과로 풀이한다.
정책적 소외와 규제 환경도 대형마트의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내수 진작을 위해 추경 예산 집행,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다.
실제로 작년 백화점(4.3%)과 편의점(0.1%)은 하반기 소비심리 회복세에 힘입어 전년보다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대형마트는 명절 달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대형마트 점포당 매출액은 41.8억원이다. 전년 동월 45.0억원과 비교해 7.1% 감소했다.

반면에 온라인 유통은 2025년 한 해 식품(17.5%) 이외에도 서비스·기타(29.1%), 화장품(9.2%) 등 전 품목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업계에서는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과 새벽 배송 금지 등 10년 넘게 이어진 유통산업발전법상의 낡은 규제가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빠른 배송망을 무기로 소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이커머스와 공정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유통 규제는 오프라인에만 일방적으로 적용돼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서 “공정하지 않은 규제 탓에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계에서 결국 독과점 기업이 탄생했고, 이에 대한 폐해는 전부 소비자가 전담하게 된 형국”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