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확정의 마지막 퍼즐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이 될 예정이다. 신규 원전 추진과 기존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 결단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란 열과 방사능의 준위가 높은 폐기물로, 우리나라 고준위방폐물은 원자력발전 연료로 사용된 뒤 남은 '사용후핵연료'가 대부분이다. 현재 국내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는 대부분 원전 부지 내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돼 있으며, 일부 원전은 포화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건식 저장소를 기본으로 한 방폐장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며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2050년까지 중간저장시설, 2060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특별법은 단계적 관리 원칙과 부지 선정 절차, 주민 의견 수렴 방안 등을 담고 있지만, 실제 부지 선정 절차는 아직 뚜껑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정치적 부담과 지역 수용성 문제로 실행 단계가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핵폐기물 처리장 입지를 둘러싼 갈등은 신규 원전 부지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신규 원전 추진과 고준위 방폐장 논의를 분리할 수 없다고 입장이다. 원전을 짓겠다는 결정은 곧 방폐장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부지 선정 논의를 미루면 원전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는 수십 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영구처분시설에 가기 전에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원전 운영으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대부분 발전소 내 수조에 보관하고 있는데 보관 능력이 다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공론화 절차와 지역 의견 수렴을 통해 단계적으로 부지 선정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원전 건설이라는 결단에 이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이재명 정부 원전 정책 성패의 갈무리가 될 전망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