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500년에 걸친 러브레터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립기록보관소는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러브 레터스(Love Letters)'라는 제목의 공개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16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연애 편지와 개인 문서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조명한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빅토리아 이글리코프스키는 “왕족, 정치인, 유명 인사, 첩보 요원은 물론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함께 담았다”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돼 왔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당 전시는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애와 우정 역시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편지를 남긴 이들은 빈민 노동자부터 국왕까지 신분도 다양하다.
전시품은 20세기 초 동성 연인을 찾기 위한 신문 광고부터 전쟁터에 있는 연인에게 보낸 편지, 중세 시대의 실연을 노래한 시, 법원에 사면을 요청하는 편지, 스파이가 보낸 은밀한 정보, 가족에게 남긴 유언장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문서로는 엘리자베스 1세에게 전달된 로버트 더들리(레스터 백작)의 편지가 꼽힌다. 1588년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작성한 이 편지에는 결혼하지 않은 '처녀 여왕'과 오랜 측근이자 연인이었던 두 사람의 깊은 유대가 담겨 있다.
더들리는 자신을 “당신의 늙고 가난한 하인”이라 표현했으며 봉투 겉면에는 '마지막 편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편지는 엘리자베스 1세가 숨을 거둘 당시 침대 곁에서 발견돼 더욱 큰 상징성을 지닌다.
이번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4월 12일까지 런던에 있는 국립기록보관소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