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150조 마련… 솔루엠의 전력변환 솔루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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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엠. 사진=솔루엠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한 범국가적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5년 9월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2028년까지 약 150조원을 투입해 울산, 해남 등 전국 5대 권역에 100MW급 규모의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그 중에는 전력변환 완전 라인업을 보유한 솔루엠(SoluM)의 전성호 대표이사도 포함되어 있다. GPU나 HBM 확보 못지않게 '전력 인프라'가 AI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정부의 인식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중의 시선이 엔비디아의 GPU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쏠려 있을 때 데이터센터 전문가들은 다른 곳을 주목한다. 바로 '전력변환장치'다.

AI 데이터센터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최상위에 GPU와 CPU가 있고, 그 아래 HBM과 각종 반도체 칩이 배치된다. 하지만 이 모든 반도체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변환장치가 없다면 단 한 번의 연산도 할 수 없다. 외부에서 들어온 고압 교류 전력을 GPU가 사용 가능한 저압 직류로 변환하고 각 칩에 정확한 전압을 분배하며, 순간적인 전력 피크를 관리하는 것이 바로 전력변환장치의 역할이다.

문제는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B200은 개당 3.3KW에 달하며, 서버 랙당 전력은 현재 125kW에서 내년 250kW, 내후년에는 1mW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는 일반 가정 1,000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단 하나의 서버 랙이 소비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조사기관인 Uptime Institute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평균 랙 밀도는 8.2kW였으나, AI 워크로드 전용 데이터센터는 이미 평균 50kW를 넘어섰다. 업계는 2027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평균 랙 밀도가 100kW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막대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GPU를 확보해도 무용지물이다.

전력변환 효율을 단 1%만 개선해도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부가 추진하는 1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7억 8,840만kWh이며, 효율을 단 1%만 개선해도 연간 약 900억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10년 누적으로는 약 9,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평균 110원이지만, AI 데이터센터처럼 24시간 365일 최대 부하로 가동되는 시설의 경우 피크 요금과 기본요금 부담이 훨씬 크다. 여기에 전력 손실로 발생하는 추가 냉각비용, 탄소배출권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진다.

만약 전력변환 효율이 95%인 장비와 97.5%인 장비를 비교하면 어떨까? 이 2.5%포인트 차이는 100MW급 데이터센터 기준으로 연간 약 2,170억원, 10년 누적으로는 약 2조 1,7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전력변환 효율을 0.1% 단위로 따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은 자체 전력변환장치 개발팀을 운영하며 효율 개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효율만큼 중요한 것이 '전력밀도'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전력을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전력밀도가 2배 높아지면 같은 크기의 데이터센터에서 2배의 GPU를 설치할 수 있다. 이는 부지 확보가 어려운 한국의 현실에서 매우 중요하다.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도 성능을 두 배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18kW 출력의 Power Shelf를 사용하던 데이터센터가 33kW, 72kW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동일한 랙 공간에서 4배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건설비, 냉각 설비, 운영 인력 등 고정비용은 그대로인데 연산 성능은 4배가 되니, 데이터센터의 투자 효율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서울 상암 데이터센터 밸리의 경우 이미 부지 포화 상태에 도달했으며, 새로운 대규모 부지 확보에는 수천억원의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밀도 기술은 단순한 기술적 개선이 아니라 국가 AI 인프라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된다.

전력 소비가 폭증하면서 냉각이 새로운 병목이 되고 있다. 기존 공랭식으로는 250kW급 이상의 고밀도 랙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업계는 수냉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약 25배 높아 같은 부피로 훨씬 많은 열을 제거할 수 있다. 수냉식 시스템을 도입하면 전력 사용 효율(PUE)이 크게 개선되어 동일한 연산 작업을 수행하면서도 최대 40% 가까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CSP들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냉식 인프라를 도입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침 냉각 기술을 시험 중이며, 구글 역시 수냉식 데이터센터 비중을 2027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가 구축하는 국가 AI 데이터센터 역시 250kW급 이상의 고밀도 랙 구성이 예상되는 만큼, 수냉식 전력변환장치가 필수적이다.

GPU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GPU를 제대로 작동시킬 전력 인프라 없이는 AI 강국을 꿈꿀 수 없다.

150조원 규모의 국가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전력변환 효율 97.5% 이상, 전력밀도 100kW급 이상, 수냉식 대응 가능한 차세대 전력 인프라가 필수다. 그리고 이 모든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느냐가 대한민국 AI 주권의 핵심이 될 것이다.

한편, 전성호 솔루엠 대표이사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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