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수출기업이 새해 경영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매출 확대와 투자 유지로 '환율 변동성'과 '미국발 관세 리스크' '중국 기업의 추격' 등 대외 불확실성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1일 발표한 '수출기업의 2026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기업 31.1%는 올해 경영환경이 전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8.6%,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30.3%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전년 조사(14.2%)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무협이 지난달 수출기업 119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다. 응답 기업의 82.7%가 중소기업이다.
특히 47.1%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높게 설정했다고 답했다. 매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은 20.1%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생활용품, 전기·전자제품, 선박, 반도체 분야에서 매출 확대 기대가 두드러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절반 가까이가 매출 증가를 목표로 설정했다.
투자 계획 역시 보수적 기조보다는 '유지 또는 확대'가 우세했다. 응답 기업의 57.8%는 국내 투자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8.8%는 오히려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해외 투자 역시 유지 또는 확대 응답이 90%에 육박했다. 특히 가전, 의료·정밀기기, 반도체 분야에서 투자 확대 의지가 강했다.
다만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했다. 최대 대외 리스크는 '환율 변동성 확대'와 '미국 관세 인상'이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해외 바이어로부터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았다는 기업은 40.5%에 달했고, 향후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한 비중도 37.6%에 이르렀다. 전체 78.1%가 가격 압박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출 단가를 낮출 여력은 제한적이다. 수출기업의 72.5%는 “원가 부담으로 가격 인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환율 상승이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도 부담 요인이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자사 대비 평균 99점 수준으로, 사실상 기술·품질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석유제품, 철강·비철금속, 가전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반도체와 의료·정밀기기 분야에서는 여전히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으로는 환율 안정(47.7%)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주요국과의 협상을 통한 통상 리스크 최소화(27.8%), 신규 시장 개척 지원이 뒤를 이었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한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와 무역금융 지원 확대 필요성도 강조됐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