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김치는 건강식품' 첫 채택… 고기·버터는 OK, 과자는 퇴출

‘2025~2030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 발표
김치 ‘공식 권장식품’...1회 섭취 권장량 40~60g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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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김치 박물관에서 김치 체험행사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5년 만에 개정한 자국민 식생활 지침에 김치를 건강식품으로 공식 포함시키며 기존 영양 상식을 뒤흔드는 식단 방향을 제시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2025~2030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은 향후 5년간 학교 급식과 군대 식단, 저소득층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 등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모든 영양 정책의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번 개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를 정책으로 구체화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케네디 장관은 “수십 년 동안 미국인의 건강은 악화됐고 의료비는 급증했지만, 정부는 특정 식품이 공중보건에 이롭다는 잘못된 정보를 방치해 왔다”며 “이제 그러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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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 사진=미 농무부(USDA)

새 지침의 핵심은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에서 벗어나 자연에 가까운 '진짜 음식' 섭취를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단백질과 지방에 대한 기존 권고가 크게 수정됐다. 체중 1㎏당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기존 0.8g에서 1.2~1.6g으로 상향 조정됐으며, 성장기 청소년과 중장년층에게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권장했다.

그동안 심혈관 질환과 연관돼 제한 대상으로 분류됐던 붉은 고기도 재평가됐다. 지침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계란, 가금류, 해산물 등 영양 밀도가 높은 동물성 식품을 적극 권장하며,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지양할 것을 명시했다.

지방 섭취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무지방·저지방 유제품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전지방 유제품 섭취를 허용했으며, 요리 시 정제 식물성 기름 대신 버터나 우지 등 동물성 지방 사용도 제한하지 않았다. 다만 설탕이 첨가된 유제품은 여전히 주의 대상으로 분류됐다.

반면 초가공식품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한이 권고됐다. 소시지, 과자, 냉동 피자 등 다단계 공정과 식품첨가물을 거친 제품에 대해 섭취를 피할 것을 명확히 했다. 흰 빵과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도 제한하고, 통곡물 섭취는 하루 2~4회로 구체화했다.

알코올 섭취 기준 역시 변경됐다. 기존의 '남성 하루 2잔, 여성 1잔 이하'라는 수치 기준은 삭제됐으며, 전반적인 건강 개선을 위해 음주를 줄이라는 권고로 대체됐다.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김치가 공식 권장 식품으로 포함됐다는 점이다. 지침은 장내 미생물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김치와 사우어크라우트, 케피어, 미소 등 발효 식품을 채소와 고섬유질 식품과 함께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식생활 지침에 김치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김치가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나트륨 함량을 고려해 적정량 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인 1회 섭취 권장량은 40~60g 수준이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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