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9일 서울 성북구 월곡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칙 개정과 대학 발전계획에 관한 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칙 제1장 총칙에서 '여성'과 '창학 정신' 문구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87.5%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면서 “대학 본부가 제시한 발전계획 가운데 학사 구조 개편안에 대해서도 70%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에는 동덕여대 재학생과 휴학생 615명이 참여했다.
현재 동덕여대는 성별을 넘어선 인재 양성이 요구되는 시대 변화에 부응해 공학 전환과 학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학칙 중 제1조 교육목적에서 '창학 정신과 교육 이념'을 '교육 이념'으로, '지성과 덕성을 갖춘 여성 전문인'을 '지성과 덕성을 갖춘 전문인'으로 바꾸는 것이 주요 골자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추진 중인 학칙 개정과 발전계획은 학생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음이 수치로 확인됐다”며 학생 의견 수렴 없는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번 기자회견에서 총학생회는 대학 발전계획 수립 및 학칙 개정 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학 본부의 소통을 촉구했다.

총학생회 측 설명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지난달 15일 '발전계획 설명회'를 통해 대학 발전계획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해당 안건을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의견 수렴이 미흡했다고 보고 추가 자료를 요청했으며, 검토 결과 학생 우려가 반영되지 않은 기존 계획안이 상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수빈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발전계획 세부안이 초안 단계에 머물러 있고, 학생 참여 위원회와 주요 시설 공사 역시 구체적인 일정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공학 전환을 전제로 학칙 개정 추진은 학생을 위한 발전이 아니라 공학 전환을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재학생연합 소속의 한 학생은 “학칙에서 여성을 지우는 것은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동덕여대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라고 본다”며 “여성 전문인이라는 표현은 차별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역사와 현재를 관통하는 교육적 사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학생회는 향후 학교 측과 소통이 이뤄질 때까지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들은 △발전계획과 학칙 개정 중단 △학생 참여 보장 △학생 의견을 동등한 주체로 한 테이블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동덕여대 관계자는 “학칙 개정안은 학생을 포함한 구성원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쳤다”며 “현재 규정과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대학평의원회에서도 학생들 의견을 충분히 들을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