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사망 질환인 심근경색증의 남성 발병률이 여성보다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인해 뇌졸중 발생도 지속 증가했다.
3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심근경색증 발생 건수는 3만4768건으로 집계됐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막히면서 혈액이 통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이 손상되면 심한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 증상이 생긴다.

2023년 남성의 심근경색증 발생 건수는 2만5982건으로 여자 8786건보다 약 2.9배 높았다. 인구 10만명당 심근경색증 발생 건수는 남성이 102.0건, 여성이 34.2건으로 차이가 컸다. 전체 10만명당 발생 건수는 68.0건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여성에서는 심근경색증 발생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80세 이상에서 316.7건으로 가장 높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발생률도 올라갔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인구 10만명당 46.9건으로 심근경색증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광주와 경북이 각각 41.0건, 40.8건으로 뒤를 이었다.

심근경색증 발생 후 30일 이내 사망자 분율인 30일 치명률은 2023년 8.9%를 기록했다. 심근경색증 발생 후 남자는 7.4%, 여자는 13.5%가 30일 이내 사망했다. 65세 이상에서는 14.2%가 30일 이내 사망했다. 치명률은 80세 이상에서 가장 높고, 연도별 추이로 보면 최근 10년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근경색증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자 분율인 1년 치명률은 2023년 16.1%였다. 심근경색증 발생 후 남자 13.5%, 여자 23.6%가 1년 이내 사망했다. 여성의 치명률이 더 높았다. 1년 치명률도 고연령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근처 뇌 영역이 손상돼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뇌졸중은 2023년 11만3098건 발생했다. 남성이 6만3759건으로 여성 4만9339건보다 약 1.2배 높앗다.
발생 연령별로 보면 뇌졸중의 첫 발생과 재발생 건수는 0세~79세까지는 남성이 많았다. 80세 이상에서는 여성의 발생 건수가 높았다. 2023년 전체 뇌졸중 중 재발생 뇌졸중 분율은 25.3%로, 2014년 22.9% 대비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뇌졸중 발생은 2023년 221.1건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250.3건, 여성이 192.2건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는 80세 이상에서 1,507.5건으로 가장 높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발생률도 높았다.

시·도별로는 충북이 인구 10만명당 133.5건으로 뇌졸중 발생이 가장 높았다. 경북과 전북이 각각 131.3건, 130.6건으로 뒤를 이었다. 시·도별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최근 10년간 모든 지역에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질병관리청은 설명했다.
뇌졸중 30일 치명률은 2023년 7.5%이었다. 여성이 8.7%로 남성 6.6%보다 2.1%포인트(P) 높았다. 80세 이상에서 30일 치명률이 11.9%로 가장 높았다.
1년 치명률은 2023년 19.8%를 기록했다. 남성은 18.0%, 여성은 21.6%가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했다. 65세 이상에서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31.2%가 사망했다. 연도별 추이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완만하게 감소했지만, 2020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은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질환으로 꼽힌다. 다른 질환보다 건당 의료비가 많이 들고, 생존한 경우에도 후유증으로 심각한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질병 부담이 크다. 질병관리청은 평소 금연·절주·운동 등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수칙'을 생활화하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 위험 요인을 상시 관리하는 등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한 심뇌혈관질환 통계자료는 향후 심뇌혈관질환 관련 보건의료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뇌졸중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고령화로 인해 전체 발생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민은 평소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수칙'을 실천하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위험 요인을 꾸준히 관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