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밖으로 번진 한류”…넷플릭스發 K컬처, 소비·수출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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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성수에서 열린 2025 넷플릭스 연말 기자 송년회의 '한류 인사이트' 세션에서 김숙영 UCLA 연극·공연학과 교수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내 K드라마 소비를 주도하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숙영 UCLA 교수는 넷플릭스가 23일 서울 성수 앤더슨씨에서 개최한 '넷플릭스 인사이트' 행사에서 미국 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컬처가 일상적인 문화 소비로 정착한 점을 강조했다.

김숙영 교수는 “시장조사기관 '유고브' 조사 결과, 미국 내 최다 스트리밍 한국 드라마 상위 20편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접할 수 있는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킹덤' 등 한국 콘텐츠”라며 “또 다른 설문조사기관 '2CV' 조사에서도 K콘텐츠를 본 시청자 중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미국이 8개국 중 3위를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 내 한류 확산의 배경으로 실질적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국 MZ세대의 특성을 제시했다. 2000년대 이후 경제난과 코로나19, 글로벌 갈등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경직된 조건에서 자라,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동시에 새로운 문화에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며 그에 대한 갈망을 온라인 공간을 통해 해소해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세대적 특성에 힘입어 K컬처는 단발적 유행을 넘어 미국 MZ세대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며, 이러한 흐름이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향후 지속을 위해서는 K콘텐츠와 K라이프스타일의 일상 속 확장과 함께, 장르와 형식 전반에서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문화 소비가 실제 오프라인 경험과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 수가 501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상품 전문 브랜드 '뮷즈(MU:DS)' 매출도 전년 대비 85% 증가한 306억원을 기록했다.

재단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 중 하나로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을 꼽았다. 실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개 직후인 지난해 7월 '뮷즈' 매출이 전월 대비 두 배로 급증했다.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유통전략팀 차장은 “K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문화적 관심이 박물관 방문과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K컬처 확산은 수출 현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산업통상부와 함께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북미 최초로 '한류 박람회'를 개최했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는 K콘텐츠 인기가 소비재 전반에 대한 관심과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이상윤 코트라 한류 PM은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한류 기반 마케팅을 공공 플랫폼으로 지원해 수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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