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 패러다임이 '검색'에서 '추천'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이른바 '에이전틱 커머스'가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소비자가 일일이 직접 키워드를 입력해 수천개 검색 결과를 훑어보던 방식은 구시대 유물이 됐다. 인공지능(AI)이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읽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초개인화 추천'이 쇼핑의 핵심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이용자의 검색·구매 이력, 관심 카테고리, 콘텐츠 소비 패턴을 종합 분석해 상품을 선제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사용자가 무엇을 찾을지 고민하기 전에 AI가 '지금 살 만한 상품'을 제시하는 구조다.
올해는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전트N'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1분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에이전트를 출시하고, 2분기부터는 통합검색에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AI탭'을 선보인다.
최수현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DAN) 25'에서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맞춤형 콘텐츠·상품·서비스로 연결하고 실행할 것”이라면서 “네이버의 방향이 AI 시대 사용자 경험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AI 선물탐험' 등을 앞세워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메신저 이용 흐름 안에서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11번가 역시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홈 화면과 추천 영역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며 구매 전환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AI 추천이 점차 검색을 대체하는 형국이다. 아마존은 생성형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로 제품 비교, 용도 설명, 추천 정보를 대화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그동안 축적한 방대한 거래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개인화 추천과 자동 구매 유도를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외 커머스 기업들이 AI 추천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검색 기반 쇼핑은 소비자가 탐색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부담이 크다.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과정이 길어질수록 이탈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면 AI 추천은 구매 맥락을 압축해 '결정 피로'를 줄인다. 아울러 즉시 구매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실제로 추천 영역으로 유입된 트래픽의 구매 전환율과 객단가가 기존 '검색'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키워드 검색 광고에 집중했던 광고 시장은 'AI 추천 피드 안에서의 노출 최적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브랜드와 판매자는 특정 검색어가 아니라 AI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상품 데이터 구조와 리뷰, 재구매 지표 관리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업계는 앞으로 'AI 쇼핑'이 단순 추천을 넘어 '에이전트형 커머스'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목적만 제시하면 AI가 상품 탐색부터 비교, 결제까지 대행하는 구조다. 특히 올해가 이 같은 변화를 본격적으로 체검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에 따르면 지난 2024년 AI 기반 이커머스 솔루션 시장 규모는 69억달러(약 10조원)로 추산된다. 2025년부터 2034년까지는 연평균 16.5%의 성장률을 이어가며 314억3000만달러(약 46조원)를 형성할 전망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