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탈모, 건보 적용 검토...응급실 뺑뺑이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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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복지부·식약처 업무보고 발언 (세종=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끝)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보건복지부에 지시했다. 탈모를 미용 문제가 아닌 청년층의 '생존 문제'로 규정하며,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장관과 탈모의 질병 규정 및 건보 적용 검토를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먼저 “탈모도 병의 일부가 아니냐”며 건보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자, 정 장관은 “병적인 원형탈모 등은 지원하지만, 유전적 요인에 의한 탈모는 의학적 치료 연관성이 떨어지고 생명에 지장이 없어 건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유전병도 결국 유전에 의한 것인데, 이를 병으로 볼지 말지는 논리적 문제라기보다 개념 정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는 탈모를 단순 미용 문제로 치부했지만, 지금은 당사자들에게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인식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건보 재정 악화 우려에 대한 대안도 직접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무한대 보장이 재정에 부담이 된다면 횟수나 총액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라도 검토해 달라”면서 “건보 대상으로 지정되면 약가 자체가 내려가는 효과도 있는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비만 치료제에 대한 건보 적용 가능성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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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복지부·식약처 업무보고 발언 (세종=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2025.1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병원에서 탈모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연간 25만명 안팎이다. 이는 원형 탈모, 지루성 피부염 등 질환으로 인정받아 건강보험이 적용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유전성 탈모 등으로 고민하는 잠재적 환자수는 약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30' 세대에서도 발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 대통령도 이날 탈모약 건보 적용 검토를 주문한 배경으로 청년층의 '건보 소외론'을 지목했다.

그는 “보험의 원리가 젊을 때 내고 나이 들어 필요할 때 쓰는 것이긴 하지만, 당장 보험료만 내고 혜택을 못 받아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있을 수 있다”며 “'나는 보험료를 내는데 왜 절실한 혜택은 없느냐'는 청년들의 소외감이 너무 커져서 하는 이야기”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탈모 치료약 건보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워 2030 세대와 탈모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대선 공약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여전히 국민적 요구가 높다는 점에 다시 화두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응급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거리를 떠도는 일명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응급실을 찾지 못해 119 구급차 안에서 환자가 생명을 잃는 상황을 언급하며 “과거에는 병원의 진료 거부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타지로 떠도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 의료진이 있는 병원은 최소한 구급대원이나 가족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환자를 받아 응급조치라도 취한 뒤, 다른 병원을 수배해 전원하는 것이 정상적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전화로 환자를 분산하는 현행 제도는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한 것이었으나, 최종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현재의 제도가 긍정적인 분산 효과보다는 사실상 '응급환자를 거부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장관이 “환자와 병원을 실시간으로 매칭하는 컨트롤타워와 광역상황실 구축이 중요하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나름의 시스템을 갖췄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실질적으로 작동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별도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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