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중의 을' 소상공인, '권리장전' 선포…“소상공인 주권 시대 열겠다”

소상공인연합회 주최 '2025 초정대상 시상식 및 송년의 밤'
'소상공인 복지법' 제정 추진, 정책연구소 설립 등 추진
송치영 회장 “연합회 100만 회원 시대 열어…더 큰 도약의 시대 열어갈 것”

소상공인연합회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의 권리와 지위를 명문화한 '소상공인 권리장전'을 선포하며, 소상공인을 경제의 핵심 주체로 세우는 새로운 전환을 선언했다. 또 소상공인의 권리 회복을 위해 '소상공인 복지법' 제정, 정책연구소 설립, 고용보험료 지원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한다.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송치영)는 1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2025 초정대상 시상식 및 송년의 밤' 행사에서 올한 해 성과를 공유하고, 내년 '소상공인 권리 회복' 원년을 향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언론인, 정부 관계자, 전국 소상공인 대표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초정대상·목민감사패 시상…입법·지역경제 기여 인사 수상

이날 행사는 1부 '2025 초정대상·목민감사패 시상식'과 2부 '송년의 밤 및 소상공인 권리장전 선포식'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초정대상'은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 선생의 상공업 부흥 정신을 기리며 소상공인 관련 입법 활동과 정책 제안에 기여한 국회의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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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초정대상 시장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올해는 여야 국회의원 12명에게 수여됐다. 서영교·임이자 의원을 비롯해 권향엽, 김미애, 김영배, 김원이, 김정재, 김형동, 서일준, 유동수, 정진욱, 한병도 의원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 정신을 담은 '목민감사패'는 지역 밀착형 소상공인 정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에게 돌아갔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김태흠 충청남도지사, 최경식 전북 남원시장,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 김순호 전남 구례군수, 이순걸 울산 울주군수,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 장준용 부산 동래구청장,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자체 의원으로는 이현정 세종특별자치시의원, 김꽃임 충청북도의원, 배진석 경상북도의원, 양경호 제주특별자치도의원, 김용현 구리시의원, 김태훈 순천시의원, 곽문근 원주시의원 등이 목민감사패를 수상했다.

이어 열린 송년의 밤 행사에서 송치영 회장은 “100만 폐업 시대로 상징되는 역대급 위기 속에서도 소상공인연합회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해 왔다”며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돌아봤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건의한 110대 정책과제 가운데, 소상공인 전담차관 신설이 전격 수용돼 올해 본격 가동된 점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송 회장은 또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한 성실상환자 10조원 특별자금 공급, 대출 원금 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 새출발기금 대상 확대 등이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며 “소상공인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고 평가했다. 조직 측면에서도 회원 배가 운동을 통해 1년 만에 회원 100만명을 돌파하며 “더 강한 연대와 더 큰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권리장전' 선포…불공정 완화·존중받을 권리 명문화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소상공인 권리장전 선포식'이었다. 송 회장을 비롯해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 김우석 한국외식업중앙회장 등 주요 소상공인 단체장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헌법과 소상공인기본법에 근거한 소상공인의 지위·권리·책임을 담은 권리장전을 공식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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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권리장전 선포식'에서 소상공인 단체장들이 사인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권리장전에는 소상공인을 지역경제와 내수의 핵심 주체로 규정하고, 불공정 거래 완화, 영업의 자유와 존중받을 권리, 고객 응대 과정에서의 피해 저감, 플랫폼 악성 리뷰와 예약 부도 관행 개선, 사기성 피해 예방, 고용과 상생의 책임 등이 폭넓게 담겼다. 연합회는 이번 선포를 계기로 '을 중의 을'일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의 권리를 증진하고, 대기업·온라인 플랫폼·소비자·종업원을 아우르는 대대적인 소상공인 인식 개선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 회장은 “2025년이 소상공인 100년 대계의 기틀을 다진 한 해였다면, 2026년은 소상공인 권리 회복을 위해 새로운 과제들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소상공인 복지법' 제정 추진 △정책연구소 설립 △고용보험료 지원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주휴수당 제도, 주 4.5일제 논의 등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생존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롭게 펼쳐질 2026년을 본격적인 소상공인 경기회복과 권리회복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은 “이제는 소상공인의 생존을 넘어 성장의 주체로 도약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때”라며 “내년 확대된 소상공인 예산도 자생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데 집중적으로 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기부는 앞으로도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새 정부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여러 정책을 제시하고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지만 정책이나 예산만으로 복합적 위기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소상공인 현장의 절박함을 함께 논의하고 숙의하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올 한 해 소상공인 발전에 공헌한 유공자를 대상으로 정부 포상이 전수됐으며 소상공인 육성에 기여한 상생 우수 기업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올해 상생 우수기업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대표 정정훈)와 네이버(전략사업대표 채선주)가 선정, 공로패를 수여받았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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