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이상 이용 시 복지·주거·금융까지 통합지원 연계
금융복지 상담·기부참여로 '누구도 굶지 않는 도시' 목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화성 시민은 능동 나래울푸드마켓과 향남읍 행복나눔푸드마켓에 마련된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만 찾으면 별도 신청이나 심사 없이 즉시 식료품과 생필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갑작스러운 실직, 소득 감소, 채무 부담 등으로 장바구니부터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최소 3~5개 품목의 즉석식품, 즉석밥, 라면, 통조림 등을 바로 들고 나갈 수 있는, 사실상 '동네 기반 먹거리 안전망'이다.
시민이 두 차례 이상 코너를 이용하게 되면 단순 식료품 지원을 넘어 복지 상담과 연계 지원도 시작한다. 화성시는 이용자의 형편을 고려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긴급지원, 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주택도시공사(GH), 치매안심센터, 화성시일자리센터 등과 연계해 생활비·주거·정신건강·일자리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먹거리 위기를 출발점으로 경제·정서적 회복까지 이어지는 '화성형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특히 이 사업은 식료품을 받으러 온 시민이 겪는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화성시는 코너를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는 메시지에 가깝게 설계해, “도움을 요청한다”는 낙인보다 “잠시 기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 이용자가 늘 부끄러움이나 시선 부담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도록 안내문구, 공간 배치, 동선 설계까지 하나의 서비스 흐름으로 보고 손질 중이다.
이 같은 현장 관점 개선 작업은 10일 정명근 시장이 능동 나래울푸드마켓 내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를 직접 찾아 운영 실태와 이용 환경을 점검하면서 한층 강화한다.

정 시장은 시민이 문을 여는 순간부터 물품을 들고 나가는 시점까지 실제 이용 과정을 따라가며 안내문구의 첫인상, 공간 진입 시 느낄 수 있는 시선 부담, 물품 선택 과정에서의 정서적 압박 등을 세밀하게 살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선이 닿지 않도록 동선과 공간 배치를 조정하고, 선반 높이·물품 보관 환경·접근성 등 물리적 요소도 함께 개선하도록 관계 부서에 지시했다.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그냥드림)'는 과거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도입된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다. 화성시는 이를 시 특성에 맞게 고도화해 이달 1일부터 나래울푸드마켓과 행복나눔푸드마켓 두 곳에 코너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10명 안팎이 찾는 나래울푸드마켓과 약 5명 수준의 이용이 이어지는 행복나눔푸드마켓을 통해 사업이 지역에 안착하고 있다.
화성시 '먹거리 기본보장코너'가 다른 지자체와 가장 크게 구분되는 지점은 금융복지와의 연계다. 시는 코너에 화성시금융복지상담지원센터 리플릿을 비치하고, 2회차 이상 이용자 가운데 필요 시 센터 상담으로 직접 연계한다. 단순히 '당장의 먹거리'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지출 압박 등 구조적 경제 문제까지 함께 풀어가는 통로를 열어 둔 것이다.
화성시는 앞으로 기부행사 확대 등 지역 나눔 기반을 넓혀, 도움을 받았던 시민이 회복 이후 자연스럽게 기부자로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단기 위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먹거리 나눔을 매개로 지역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는 '순환형 나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 시장은 “배고픈 시민이 문 앞에서 부끄러움에 머뭇거리지 않도록 이용 환경을 세심하게 설계해 왔다. 먹거리 기본보장코너는 갑작스러운 어려움 앞에서 무너질 수 있는 시민의 하루를 지켜내기 위해 마련한 가장 기본적인 안전망”이라며 “이 공간을 향한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먹거리 기본보장코너는 단순히 물품을 드리는 곳이 아니라, 위기에서 벗어난 시민이 다시 다른 이웃을 돌보는 따뜻한 순환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화성시가 '누구도 굶지 않는 도시',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는 도시'로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끝까지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화성=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