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이 '소프트웨어정의공장(SDF)' 구축에 나선다. 설비나 공정 자동화를 넘어 소프트웨어(SW)가 '무엇을·언제·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공장 '두뇌' 자동화가 핵심이다.
최유림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은 10일 열린 '2025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테크페어'에서 “설비 자동화 이후에는 사람이 하는 일을 자동화해야 생산성·품질·비용·납기(PQCD)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성공적인 제조 디지털전환(DX)를 위해 '의사결정 자동화'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DX 다음 목표를 SDF로 설정했다. SDF는 설비나 공정과 같은 하드웨어(HW) 자동화 다음 단계로, SW가 의사결정 주체가 되는 지능형 생산 체계를 의미한다.
운전 조건을 설정하거나 이상 상황 발생 시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하고 제안, 생산을 제어하게 된다. 공정 간 연결된 데이터를 AI 분석·관리하면서 기존 사람의 역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같은 '의사 결정 자동화'가 SDF 골자다.
기존 공정은 숙련된 작업자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판단 편차 발생이 불가피했다. 또 변수 발생에 취약했는데 SDF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SDF 체계를 완성한 다음 2031년부터는 사람 개입이 아예 없는 '완전자율공장(ADF)'을 구현한다는 로드맵을 공유했다. ADF는 SW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면 그 결과가 생산제어에 바로 반영되는 자율 운영 체계다.
현대제철은 이미 AI 기반 품질 예측 및 제어, 자연어 활용을 통한 품질 분류 표준화, 항만 운영 최적화, 4족 보행 로봇 안전 관제 등 분야에서 의사결정 자동화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AI가 성분과 설비 데이터로 품질 결과를 미리 예측, 사전에 불량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제각각이던 품질 메시지를 데이터화해서 기존 1시간 걸리던 일을 10분만에 마무리한다. 시뮬레이션으로 최적 하역 및 이송 계획을 도출해 체선료를 줄이고 원료 수급을 안정화했다. 4족 보행 로봇이 스스로 위험 지역을 판단하고 순찰하며 화재 등 안전 점검을 한다.
최 책임은 “현대제철은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력을 단계적 육성하고 AI, 로봇 등 기반기술을 내재화해 제조 DX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