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2조원대 ESS 배터리 수주…美 에너지 업체에 LFP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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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 2.0'.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미국 에너지 기업에 2조원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한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에 주력해 온 삼성SDI가 LFP를 수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미주법인 '삼성SDI 아메리카'가 미국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계약상 비밀을 이유로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았다. 기간은 2027년부터 3년간이다.

삼성SDI는 공급을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가동 중인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한다. 전기차 배터리 4개 생산 라인 중 3개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 NCA와 LFP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본지 2025년 12월 10일자 17면 톱 참조〉

삼성SDI는 LFP 배터리를 앞세워 ESS 수주에 성공했다. 회사는 그동안 울산 사업장에 LFP 배터리를 검증할 수 있는 마더라인을 구축하는 등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왔는데, 첫 성과를 거두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LFP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ESS용 배터리 판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 소재 강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극판 공정 기술을 통해 단점으로 꼽히는 낮은 에너지 밀도도 보완하는 등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산업 급성장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급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ESS 수요는 올해 59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30년 142GWh로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증가하는 수요에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사업 중심에서 ESS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탈중국' 정책 강화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기회가 되고 있다. 삼성SDI는 테슬라와도 10GWh 규모 ESS용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비(非)중국 기업 중 미국에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회사가 만드는 각형 배터리는 파우치형 대비 안전성이 높아 ESS와 전기차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고객사들에 화재 안전성은 물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모두 뛰어난 ESS 제품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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