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두아르도 데 아브레우 이뱅스 부사장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결제'부터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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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도 데 아브레우(Eduardo de Abreu) 이뱅스(EBANX) 부사장. 사진=이뱅스

이뱅스(EBANX)는 글로벌 기업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소비자에게 현지 결제 방식을 제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핀테크 기업이다. 최근 필리핀, 아프리카, 아시아로 확장하며 글로벌 결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뱅스 에두아르도 데 아브레우 부사장을 통해 신흥시장 결제 생태계의 변화 흐름과 이뱅스의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먼저 이뱅스가 어떤 기업인지, 2012년 창업 배경을 설명한다면?

A. 이뱅스는 글로벌 기업들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현지 결제 방식을 제공하여 더 다양한 나라의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기술 기업이다. 2012년 브라질에서 시작했으며, 당시 브라질에서 매우 널리 사용되던 '볼레토'라는 결제 방식을 해외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글로벌 기업과 현지 소비자의 간극을 연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주요 중국 기업도 초기부터 이뱅스와 협력했다. 2015년에는 브라질을 넘어 라틴아메리카 주요 국가로 확장했고, 2022년에는 아프리카 진출, 2023년에는 아시아(인도, 필리핀)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Q. 이뱅스는 왜 브라질에서 시작했으며 당시 어떤 기회가 있었나?

A. 2012년 당시 브라질 전자상거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글로벌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브라질 소비자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였다. 다만 해외 온라인 쇼핑은 국제 신용카드 보유자만 이용 가능한 구조였기 때문에 많은 브라질 소비자에게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참여하는 데 현실적인 제한이 있었다. 특히 신용카드 외 결제 수단이 없었던 많은 브라질 소비자는 국경 간 결제가 어려워 해외 웹사이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뱅스는 바로 이러한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기업이다. 브라질 소비자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결제 방식을 해외 결제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글로벌 기업이 더 넓은 현지 소비자층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Q. 현재 브라질 및 라틴아메리타의 디지털 금융 및 결제 환경을 설명한다면?

A. 브라질과 라틴아메리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디지털 결제가 확산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5년 전 브라질 중앙은행이 도입한 실시간 결제 시스템 Pix이다. Pix는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었고, 디지털 금융 인프라와 금융포용 관점에서 글로벌 기준점을 만들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디지털 지갑, 실시간 이체, 계좌 기반 결제 방식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콜롬비아가 최근 출시한 Bre-B라는 실시간 결제 시스템의 개발에 이뱅스가 참여하며, 브라질 Pix의 지난 5년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중요한 레퍼런스로 반영하였다. 이제 Pix 자동 결제 (Pix Automatico) 기능 확장과 함께 브라질을 중심으로 라틴아메리카 전체가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디지털 서비스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고, 글로벌 기업은 더욱 접근 가능한 효율적이며 포용적인 결제 레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Q. 2020년에 출시된 Pix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

A. 이뱅스의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Pix는 출시 이후 브라질 성인의 95%, 즉 1억 6,300만 명이 사용하는 국민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Pix의 설계는 무료, 24시간 사용, 모바일 네이티브, 즉시성을 기반으로 하며, 금융 접근성이 낮았던 계층까지 포함해 브라질 전체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Pix의 사용은 이미 현금사용을 앞질렀으며, 카드 결제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2025년 기준, Pix 월간 거래량은 80억 건에 근접하고 있으며, 총 거래액은 약 6.7조 달러, 전년 대비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Pix Automatico(자동 정기 결제)는 신용카드가 없는 약 6,000만 명의 브라질 소비자들에게 기존에는 접근할 수 없던 게임, 스트리밍, 교육 등의 구독형 서비스를 은행 계좌 정보만 가지고도 접근을 가능하게 하여 금융포용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이뱅스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초기 테스트 기간 동안 이뱅스 파트너사의 신규 고객 중 74%가 첫 구매를 Pix Automatico를 통해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시스템이 완전히 새로운 잠재 고객층을 열고, 브라질의 구독형 커머스를 재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선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규제 전략을 채택하여 Pix를 국가 금융 인프라로 도입했고, 은행, 핀테크, 디지털 지갑, 그리고 가맹점들이 빠르게 Pix를 적용하도록 요구하여 빠른 도입을 촉진했다.

소비자에게 Pix는 현금보다 더욱 안전하고, 즉시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훨씬 편리한 결제 수단이다. 한편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게 Pix는 거의 즉각적인 정산을 가능하게 해 현금 흐름을 개선한다. 초기에는 주로 P2P 송금 방식으로 출발했지만, 2025년에는 P2B 거래가 처음으로 P2P 거래를 넘어섰다. 이는 Pix가 일상 상거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Q. Pix 거래의 추이가 P2P에서 P2B로 이동하는 흐름은 어떤 의미인가?

A. Pix 내에서 P2P에서 P2B로의 전환은 브라질 디지털 경제가 보다 성숙한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신호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들끼리 즉시 송금할 수 있는 방식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일상 상거래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2020년 Pix가 출범했을 당시 전체 거래의 73%가 P2P 거래였으나 2025년에는 P2B 거래가 P2P를 넘어섰으며, 이 격차는 매달 확대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Pix를 P2P 송금뿐만 아니라, 신뢰성과 속도, 보안이 요구되는 상업 거래에서도 신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P2B 거래의 가속적인 증가는 그동안 온라인 쇼핑에서 배제되었던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디지털 시장에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뱅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Pix를 도입한 파트너사는 평균적으로 매출이 16% 증가하고 고객 기반이 25% 확대되는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고객군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디지털 상거래는 대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라, 동네 상점, 노점상, 소규모 사업자들까지도 Pix 덕분에 브라질 디지털 생태계에 완전히 통합되고 있다.

Q. 아시아(특히 한국) 기업이 브라질·라틴아메리카에 진출할 때 이뱅스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A. 이뱅스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업들이 신흥시장의 현지 결제 수단 부재라는 가장 큰 성장 장벽 중 하나를 제거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라틴아메리카에는 한국 게임, K-pop,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지만,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신용카드가 없어 이용에 제한이 있다. 이뱅스는 브라질의 Pix, 멕시코의 OXXO, 콜롬비아의 Nequi와 같은 현지 결제 방식을 단일 통합으로 제공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이뱅스는 이러한 복잡한 과정들을 처리하고, 해외 기업들이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때문에 이미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뱅스와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위버스와 그라비티 게임 비전은 라틴 아메리카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에 맞춰 현지화된 결제 옵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뱅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다.

Q. 이뱅스와 협업할 때 기업이 얻는 주요 이점은 무엇인가?

A. 한국 기업은 신흥시장 진출 시 분절된 결제 인프라로 인해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뱅스는 20개 이상 국가의 200개가 넘는 현지 결제 방식을 하나의 API로 통합해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이뱅스의 AI 기반 결제 최적화 엔진은 매일 수백만 건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승인률을 높이고 결제 라우팅을 지능적으로 처리하며, 마찰을 줄이고, 현지 소비자 행동에 맞게 체크아웃 흐름을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파트너사의 전환율을 높이고 단위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다.

위버스와 그라비티 게임 비전과 같은 한국 기업의 경우 라틴아메리카의 게이머와 팬들이 기대하는 현지 결제 경험을 그대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동시에 이뱅스가 규제, 정산, 결제 라우팅과 같은 백엔드 운영을 모두 처리하며 접근성, 성능, 인텔리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이는 카드 기반 또는 단순 정산 시스템만으로는 신흥시장 환경에서 결코 구현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Q. 이뱅스의 향후 전략과 크로스보더 결제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A. 앞으로 이뱅스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시장에 연결될 수 있도록,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멀티레일 결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의 두 주요 디지털 지갑(GCash와 Maya)을 통합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모바일 결제 생태계인 필리핀으로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새로운 결제 레일을 추가하게 됨에 따라 기존의 전통 결제와 대체 결제 방식을 넘어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페이인), 지급(페이아웃), 정산 흐름을 개발 중이다. 이러한 레일은 더 빠른 정산, 낮은 환율 마찰, 더 높은 상호운용성을 제공한다. 이뱅스는 가맹점에게 카드, 현지 결제 방식, 실시간 이체, 모바일 지갑, 스테이블코인 등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레일 옵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뱅스는 결제의 전 과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AI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승인률을 높이고 사용자마다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결제 방식 예측, 사기 거래 사전 탐지, 실시간으로 체크아웃 흐름을 조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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