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AI 강국의 선봉장, M.AX 얼라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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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얼라이언스. 산기평 제공

대한민국 산업은 지금 근본적 전환점에 놓여 있다. 과거 양적 성장의 벽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디지털 전환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현재의 도전은 내부의 요인보다 급격하게 재편되는 대외 환경에서 비롯된다. 제조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흔들리는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기존의 성장 공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 없었던 신기술, 즉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활용해 공정·제품·서비스 전 과정을 AI 기반 구조로 재편하는 산업 대전환의 시대가 도래했다.

주요국은 이미 AI 제조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업종에 특화된 도메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 제조·물류·에너지 산업에 적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조 라인과 결합해 공장의 노동·기술 구조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설비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AI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깊고 폭넓게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제조 경쟁력은 더 이상 값비싼 장비나 공정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제조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하는 구조적 전환 역량으로 판가름 난다. 이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순간, 제조강국의 지위는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산업통상부는 산업 전반의 AI 전환 국가 플랫폼, '맥스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맥스(M.AX) 얼라이언스는 10개 분과 체계를 기반으로 제조업의 AI 전환을 실행하는 플랫폼이다.

우선 AI 팩토리 분과는 AI 기반 설비·제어·공정지능화를 확산하기 위해 500개 사이트 보급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는 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해 정책 의지를 분명히 했다. 휴머노이드 분과는 로봇기반 생산혁신에 초점을 맞춘다. 핵심부품·배터리·반도체·로봇 플랫폼 등 기반 기술 확보에 이미 나섰으며, 제조·물류·위험 작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양산형 휴머노이드 개발이 기대된다.

피지컬 AI 분야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분과는 한국형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차량 플랫폼과 자율주행 AI 모델 개발에 착수했고, 자율운항선박 분과는 항해·기관·항만 AI를 통합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있다. 방산 AI 분과는 임무형 AI, 드론 국산 공급망 자립을 위한 인증·통합체계를 병행 구축한다.

첨단제조를 위한 AI·반도체 분과는 제조·가전·모빌리티·로봇 등 전 산업의 '두뇌'를 담당하는 핵심 축이다. 산업부·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삼성전자·현대차·LG 등이 이미 MOU를 체결했고, 업종별 온디바이스 AI반도체가 본격화되면 자율주행차부터 휴머노이드까지 즉시 적용 가능하다. 한편 가전 AI 분과는 차세대 부품·데이터·SW 기반 제품군 확보를 통해 글로벌 1위 복귀 전략을 추진 중이다.

AI 바이오 분과는 바이오 의약품 첨단제조 고도화를 위해 신약개발·의약품 생산공정 특화 AI 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AI 제조서비스 분과는 디자인부터 엔지니어링·제조·유지관리까지 전주기 기술을 개발해 'AI 기반 서비스 제조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AI 유통·물류 분과는 포장·하역·보관·운송을 가로지르는 전환 벨트를 구축하여 유통과 물류의 통합 지능화를 통해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올해 산업부는 565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AI 제조기반 인프라와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다이캐스팅·금형 공정 AI, AI 실증 팩토리, 전문기업 137개 지정, 자율운항선박 테스트베드 구축 등이 빠르게 진행됐고, 대학의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도 현장 지원에 기여하고 있다. 향후 전략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기술개발-실증-상용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연속형 사업 구조로 기업 체감도를 높인다. 둘째, 분과 간 데이터·AI 모델 공유를 활성화해 융합형 사업 구조를 도입하고 예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셋째, 국제표준·규제 개선과 시험평가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 기술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린다. 또 정부는 현장 수요 기반의 성과 중심 배분 체계를 통해 기업 참여를 폭넓게 넓힐 계획이다.

KEIT는 M.AX 총괄기관으로서 단순한 운영을 넘어 산업 간 연대·협력, R&D 전략, 기술·인력 생태계 구축을 총괄하는 국가 제조혁신 체계의 핵심 축을 맡는다. 정책-기술-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조직적으로 구축하며 제조 산업의 지능화 전환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민간 수요 기반의 협력 모델 발굴, 워크숍·세미나·컨퍼런스 등 정보·기술 교류 허브 기능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혁신기업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국가적 'AI 제조 생태계'의 확장과 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것이다.

내년 M.AX 예산안은 이러한 전환을 본격적으로 뒷받침한다. 산업부는 1조원 이상으로 예산을 확대하되, AI 팩토리에 2000억원, 피지컬 AI에 4000억원, AI 반도체에 800억원, 제조서비스·물류에 5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M.AX는 단순한 지원프로그램이 아니라 제조업의 구조를 AI 중심으로 다시 짜는 국가적 전환 프로젝트다. 기술개발-공정혁신-실증-사업화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기업은 생산성·품질·비용에서 극적 전환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M.AX는 제조업을 넘어 미래 경제질서를 주도하려는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언이며, 앞으로 10년 제조 경쟁력의 향방을 가르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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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원장 art@keit.re.kr

〈필자〉정책·경제·통상 분야에 능통한 관료 출신 기관장이다. 군산제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영국 리즈대 경영대학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해 1993년 상공자원부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지식경제부 투자유치과장, 산업통상자원부 정책기획관·통상협력국장·통상교섭실장 등을 거쳤다. 주유럽연합(EU)·벨기에 대사관 상무관, KOTRA 교역지원센터장, KAIST 과학기술정책센터 연구교수 등 다양한 이력을 쌓았다. 2022년 9월 R&D 전문기관 KEIT 원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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