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빈민가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다시 조리해 먹는 '팍팍(pagpag)' 문화가 중국 SNS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해당 음식을 먹는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팍팍'은 타갈로그어로 '먼지를 털다'라는 의미다. 말 그대로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나온 버려진 음식 조각을 골라내 씻고 양념을 더해 다시 끓이거나 튀겨 판매하는 방식이다. 주로 닭고기 잔여물이나 밥 등을 고온에 삶아 식초와 칼라만시 등으로 냄새를 없앤 뒤 향신료를 넣어 튀기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한 접시 가격은 20~30페소(약 500~750원)로 매우 저렴하다.
팍팍은 마닐라 북서부 톤도(Tondo)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이곳은 서울보다 인구 밀도가 훨씬 높은 데다 고층 건물도 없어 대부분이 목재 판잣집에 거주한다. 지난해 대규모 화재로 수백 채의 집이 불에 탄 적도 있다. 생활 쓰레기를 분류해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에게 팍팍은 오랜 세월 주요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최근 이 문제가 부각된 건 중국에서 650만 팔로워를 가진 여행 크리에이터 '바오저우 브라더'가 현지에서 팍팍을 맛보는 영상을 올리면서다. 그는 “맛은 나쁘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팔로워 20만명을 보유한 또 다른 중국 인플루언서 역시 지난 28일 팍팍을 직접 먹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곳 사람들은 정말 이렇게 먹고 산다”며 남은 고기를 보여주고 “10일 동안 굶었다고 상상해보라”며 “부자들이 버리고 간 찌꺼기가 이곳에서는 귀한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영상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통해 빈곤 현실이 드러났다고 평가하지만, 반대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을 소재로 삼아 소비하는 행위라는 비난도 제기된다. 당사자의 허락 없이 촬영이 이뤄졌을 가능성과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