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범 직후 '탈원전 시즌2' 논란을 빚었던 이재명 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 국산화에 총력전을 벌인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안정적 에너지원인 SMR을 선점한다는 계산이다. 문재인 정부와 달리 '실용주의 에너지믹스(재생에너지+원전)' 노선을 명확히한 것이다.
SMR은 모듈형으로 구성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300㎿e 이하 출력의 소형 원자로다. 고유·피동 안전기술과 모듈형 설계로 안전성과 신뢰성이 높아 기존 대형 원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17개국에서 83개 SMR 노형을 개발 중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또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SMR 기업 '오클로'에 대대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SMR은 크게 냉각재가 물인 '경수형'과 물이 아닌 기체 등을 사용하는 '비경수형'으로 구분되며, 글로벌 시장규모는 2050년 375GW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경수형·비경수형 모델 제조 역량을 동시 강화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 2018년 대비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3~61% 감축하기로 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해야 한다. 추가 전력 수요를 감당할 무탄소 에너지를 서둘러 확충해야 한다. 정부는 경수형에이어 비경수형까지 SMR 국산화 타임라인을 2030년으로 제시했다.
당장 내년에 경수형 i-SMR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67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74억원 예산을 투입한다. 차세대 SMR로 꼽히는 비경수형의 경우 '고온가스로' '용융염원자로' '소듐냉각고속로' 등 3대 노형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한국은 이미 국내 대형 원전 생태계를 조성해 세계적 원전 강국으로 도약한 경험이 있다. 시간 촉박하지만 SMR 또한 기자재 하부구조 산업까지 국산화에 성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길 기대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