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신중 검토”·한순간에 “사전규제 필요”…'닥터나우 방지법' 제2의 타다금지법 되나

의약품 도매업 활동 원천금지
비대면진료 플랫폼 중단 위기
법안 통과 임박…부처 간 이견
중기부 "혁신 저해" 복지부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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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활동을 원천 금지하는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이 '제2의 타다금지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존 규제로도 충분하고, 헌법상 자유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국회 본회의 표결만 남은 상태다.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정부 기조와 어긋나는 상황에 벤처·스타트업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닥터나우 방지법은 의약품 도매상 결격 사유에 비대면진료 중개업자 추가를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을 말한다. 의약품 납품 정보를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에게 재고 보유 여부 등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 기업은 의약품 도매상 허가를 획득했는데,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리베이트·담합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복지부 허가를 얻어 합법적으로 도매상을 운영해온 업체들은 일제히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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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약사법 개정안' 의견(출처=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법안 통과가 임박했지만, 부처 간 이견은 여전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약사법 개정안이 벤처·스타트업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비대면진료 중개업자 독점에 따른 부작용 우려는 기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로 규율 가능하고, 영업 자유 침해 우려가 있으므로 원천 금지보다는 사후제재가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출했다.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 통과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 역시 “모든 플랫폼 사업자에 예외 없이 의약품 도매업 허가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영업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복지위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민 편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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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김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2025년 1월 제출한 검토 의견(출처=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법안 발의 당시 “불공정 거래 가능성 우려로 중개업자에 도매상 허가 금지는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도 안 된 현재는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복지부는 최근 국회 법사위에 “의약품은 공공재 성격을 띠는 만큼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앞서 사전예방적 조치가 필요하고, 도매상 겸업과 혁신은 무관하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특정 기업의 사업 행위를 일일이 들며 약사법 개정 필요성을 들었다. 복지부 입장이 선회한 결과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달 26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이로 인해 복지부 승인을 받아 도매상을 문제없이 운영해왔음에도, 비대면진료 플랫폼들은 하루 아침에 사업을 정리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벤처·스타트업계는 기사를 포함한 렌터카 호출을 사실상 금지시킨 '타다금지법'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정부와 국회 모두 헌법상 자유를 들어 신중한 검토를 강조했음에도 한순간에 무력화된 탓이다.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입장문을 내고 대안 입법 검토를 촉구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이재명 정부는 벤처·스타트업의 새로운 시도를 막지 않는 '네거티브 규제'와 '규제 합리화'를 강조했다”면서 “이번 법안이 통과된다면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법을 준수하며 사업하더라도 언제든지 금지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위험한 선례가 남는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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