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아이폰 사용자에게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구글은 자사 파일 공유 기능인 '퀵 쉐어(Quick Share)'가 애플의 근거리 전송 서비스 '에어드롭(AirDrop)'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운용체계, 특히 픽셀 10 시리즈에 적용된 퀵 쉐어 기능이 애플의 에어드롭과 상호 작동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변화로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간에도 별도 앱 없이 기기만으로 빠른 파일 전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퀵 쉐어와 에어드롭과 같은 근거리 전송 기능은 주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술을 결합해 작동한다. 블루투스로 주변 기기를 탐색해 연결을 성립한 뒤, 실질적인 데이터 전송 시에는 더 높은 속도를 제공하는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전환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대용량 자료를 빠르고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구글의 퀵 쉐어는 삼성 갤럭시를 포함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파일을 주고받는 표준 기능이다. 구글은 지난해 삼성의 '니어바이 쉐어'를 자사 퀵 쉐어와 통합해 명칭을 단일화했고 현재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동일한 기능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퀵 쉐어는 안드로이드 내부에서만 지원됐고 아이폰과의 직접 호환은 없었다. 이번 변화로 인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아이폰 이용자에게 파일을 보낼 때 제3자 앱을 반드시 써야 했던 문제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글은 이 기능을 픽셀 10 기종부터 우선 적용하고 있으며 업계는 향후 삼성 등 다른 제조사 기기에도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번 발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구글이 애플과의 협업 없이 독자적으로 이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구글은 “우리가 자체 기술로 해당 기능을 개발했으며 내부 보안팀 검증은 물론 외부 보안 업체의 침투 테스트까지 거쳤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RCS 메시지나 스마트태그 추적 방지 기능처럼 애플과 협력해 진행된 사례들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의도적으로 먼저 발표함으로써 애플이 반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이번 기능 구현 과정에서 러스트(Rust) 기반 호환성 레이어를 적용해 퀵 쉐어와 에어드롭 사이의 연결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보안을 이유로 연동을 가로막기 어렵도록 한 장치로 해석된다.
한편, 현재까지 애플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