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보나라'에 진심인 伊…정통 무시한 벨기에산 소스에 발끈 “팔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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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는 유럽의회 상점에서 판매된 벨기에산 '까르보나라 소스'에 대해 전통 조리법을 왜곡한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의회 상점에서 판매된 벨기에산 '까르보나라 소스'에 대해 정통 조리법을 왜곡한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벨기에 식품 기업 데하이즈(Delhaize)가 출시한 까르보나라 소스 병 제품이 유럽의회 내부 상점에서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이탈리아 측에서는 이 제품이 전통 음식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까르보나라는 본래 파스타·관찰레(돼지 볼살)·페코리노치즈·달걀 노른자·후추만으로 만들며, 이를 둘러싼 규칙은 이탈리아에서 매우 엄격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문제의 제품은 관찰레 대신 훈제 판체타(이탈리아식 베이컨)가 사용됐다. 이탈리아 요리 매거진 라 쿠치나 이탈리아나(La Cucina Italiana)는 판체타를 사용한 까르보나라를 “정통 레시피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이탈리아 농업부 장관은 즉각 조사 착수를 요구했다. 해당 소스가 '이탈리아산'을 표방한 것은 아니지만 반대 측에서는 “정통 조리법을 근본적으로 훼손한 제품”이라고 지적한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까르보나라에 판체타를 넣은 것 자체가 문제이지만, 이 제품은 그중에서도 최악의 '이탈리아처럼 보이기' 전략(Italian-sounding) 사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유럽의 슈퍼마켓에서 이런 상품이 팔리는 모습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농업단체 콜디레티(Coldiretti) 역시 유사 이탈리아 제품들로 인해 매년 1200억 유로(약 204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탈리아 국기 색을 모방하거나, 가짜 이탈리아어 제품명을 쓰고, 유명한 이탈리아 관광지를 포장에 인쇄하는 행위가 EU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벨기에 제조사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유럽의회 측은 문제의 제품을 이미 철수시켰다.

까르보나라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하인즈가 관찰레 대신 판체타로 만든 통조림 '스파게티 까르보나라'를 내놓으며 이탈리아 국민들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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