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기업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시장을 향한 '제2 수출'을 본격화한다. 현지 맞춤형 생산·유통 전략을 고도화해 글로벌 성장판을 여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부와 중견기업연합회, 한국수입협회는 17일 서울 페어몬트 앰버서더에서 '2025년 중견기업 국제협력 Meet-up Day'를 열고 아세안 지역 투자·수출 확대 전략을 논의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잠루니 빈 칼리드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 동성케미칼·샘표 등 업계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의 1.3%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아세안 수출 비중은 21%에 달한다. 2024년 전체 수출 증가율이 2.7%에 머문 반면, 아세안 수출은 7.6% 늘며 '신남방 성장 엔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제조·소비재·화학 등 다양한 업종이 현지 생산·유통망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외연 확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아세안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AI 혁명·신산업 성장에 발맞춘 기술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유통·물류·문화 등 소프트파워 연계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데이터·AI 기반 공급망 최적화, 문화 콘텐츠와 소비재 결합 전략 등이 유력 방안으로 거론됐다.
올해 1~9월 한국의 아세안 교역 규모는 1512억달러로 중국(1991억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의 아세안 누적 투자액 역시 1644억달러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정부는 중견기업의 투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통상·산업·금융 연계 지원을 강화하고, 현지 인허가 부담·물류 비용 등 실질 애로 해소에도 나설 방침이다.
여 본부장은 “아세안은 이미 한국의 교역·투자 2위 지역으로 부상했다”며 “한-아세안 FTA를 디지털 중심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비관세장벽 등 무역장벽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