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김용철 생명과학과 교수와 박한수 의생명공학과 교수팀이 암세포의 면역 회피 기전에 관여하는 효소 'TPST2'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저분자 화합물 '77c'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TPST2는 단백질에 황산기라는 화학 성분을 붙여 성질을 바꾸는 효소다.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TPST2 효소가 암세포의 면역 회피에 관여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 효소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종양에 대한 T세포 면역 반응을 크게 향상시키는 저분자 화합물 77c를 개발했다. 한국화합물은행(KCB)이 보유한 방대한 화합물 데이터베이스에서 TPST2 효소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선별·검증하고 약물 구조를 최적화하는 연구를 통해 TPST2를 표적으로 하는 최종 후보물질 77c를 도출했다.

실험 결과, 77c는 TPST2 효소 활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마우스 대장암 세포 실험에서도 효능을 입증했다. 암세포가 면역세포에 더 잘 노출되고 공격받기 쉬운 면역 활성화 상태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독 투여만으로도 종양의 성장 속도를 54% 억제했으며, 체중 감소 등 부작용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면역항암제(anti-PD-1 항체)와 함께 투여했을 때는 종양 성장 억제율이 약 80%까지 높아져 두 약물 간의 뚜렷한 상승 효과를 확인했다.
김용철 교수는 “TPST2가 약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면역항암 치료 표적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며, “TPST2를 억제함으로써 기존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가 면역항암 치료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더 많은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