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K디자인, 세계 시장 관통하려면

디자인 업계 숙원이던 '디자인의 날'이 11월 2일로 선포됐다. 총 5개 후보를 놓고 업계 의견 수렴과 디자이너 중심 대국민 투표 끝에 36% 득표율로, 우리나라 첫 해시계인 '앙부일구' 설치일인 11월 2일로 결정됐다.

그동안 국내 디자인 산업은 다른 산업의 보조 역할에 머무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사용자경험(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제품·서비스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제품 외적인 요소를 넘어 디자인이 전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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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디자인은 제품 심미성은 물론 최신 기술과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접목해 사용자 경험과 공간, 브랜드 고유 문화까지 디자인하는 영역으로 진일보하고 있다. 글자를 모르는 국민도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한 디자인에 기술을 결합한 앙부일구가 가진 의미는 590여년이 지난 현재도 디자인 고유의 가치와 저력을 보여준다.

디자인 업계는 디자인의 날 제정에 이어 국가 차원의 통합된 디자인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통상부가 산업디자인·시각·포장 등을 담당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영상·콘텐츠 등을 담당하다 보니 국가 차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럽 일부 국가가 디자인 전담 조직을 설립해 산업 전반의 정책 수립 시 초기 단계부터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 정책을 반영하는 체계를 갖춘 선례도 있다.

디자인의 날 제정이 단순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AI)이 전체 산업 변화를 주도하는 가운데 디자인 산업도 AI로 인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는 K디자인이 글로벌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윤리·책임 문제를 비롯해 법·제도 등 전략을 재정비할 때다. 세계적인 독립 디자이너, 차별화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일상을 바꿔놓는 기업이 보다 많이 탄생해야 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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