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김치가 유럽 시장에서 '정체성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독일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김치를 일본식 이미지로 포장하거나 잘못된 번역으로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유럽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김치 소스' 제품에 일본 전통 복장을 한 여성이 등장하는 디자인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겉보기에는 일본 제품처럼 보이지만, 제품명에는 '김치'가 표기돼 있어 소비자들이 김치를 일본 음식으로 착각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품 설명에도 오류가 있었다. 김치를 중국의 절임 요리 '파오차이(泡菜)'로 잘못 번역한 것이다.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으로, 중국식 절임채소와는 제조 과정과 문화적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해당 상품은 스페인 한 식품회사가 생산·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 유통업체 알디(ALDI)는 과거 홈페이지에서 김치를 '일본식 김치'로 소개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으며 이전에도 '중국에서 유래된 음식'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국제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서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유럽 내 아시아 식문화에 대한 낮은 이해와 상업적 이미지 차용의 남용”을 꼽았다. 그는 “K-푸드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김치의 올바른 역사와 정체성을 알리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