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하락?…알고보니 청년층 고용시장 이탈이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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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KDI 전망총괄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현안분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 제공]

고용시장에서 이탈한 청년층의 증가가 역설적으로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현안분석에서 경기 상황과 실업률 간의 괴리가 발생한 이유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20대 쉬었음이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2015년과 올해를 분석했다. 이 기간 실업률은 3.6%에서 올해 7월 기준 2.7%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이 2015년 수준인 4.4%로 유지됐다면 올해 실업률은 0.7%포인트(P) 더 높은 3.4%가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2025년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은 7.2%다. 쉬었음 인구가 2015년 이전 수준으로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가 유지됐다면 실업률은 3.1%가 됐을 것으로 계산됐다. 20대 구직 포기 증가가 지난 10년간 실업률 하락폭의 45~71%를 설명할 수 있는 셈이다.

'쉬었음' 인구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경제활동인구로는 분류되지만 실업자는 아니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면 실업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 확산으로 구직자가 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매칭효율성 개선도 실업률 하락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매칭효율 개선이 없었다면 실업률은 0.4%P 상승한 3.1%가 된다.

만약 쉬었음과 매칭효율성이 2015년 수준으로 유지되는 극단적 시나리오를 상정하면 실업률은 오히려 2015년보다 오른 3.8%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총괄은 “최근 경기 둔화에도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현상에는 매칭효율성 개선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근로연령층의 구직 의향 감소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 기인한다는 것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해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아예 구직을 포기 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매칭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쉬었음' 인구에 대한 심층 분석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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