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26년도 정부 예산안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며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백 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편성 취지와 방향을 직접 설명하며 “우리는 지금 겪어보지 못한 국제 무역·통상 질서의 재편과 AI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전환해왔던 것처럼 AI 사회로의 전환은 필연”이라며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1년이 뒤처졌지만,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3대 강국 도약”…728조원 예산 중 10조원 AI 투자
정부가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는 728조원으로, 올해보다 8.1% 증가했다. 이 중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투자 규모는 10조1000억원으로, 올해(3조3000억 원)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
AI 예산에는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의 AI 도입(2조6000억원)과 인재 양성·인프라 구축(7조5000억원) 사업이 포함됐다. 정부는 로봇·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 AI를 접목해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하고, 권역별 AI 지역거점을 조성해 지역 균형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급 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고, 국민 누구나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성능 GPU 1만5000장을 추가 구매해 정부 목표인 3만5000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며 “엔비디아의 GPU 26만 장 한국 공급 결정으로 민간 기업의 확보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전략산업 R&D에 35조원…“AI 방위산업으로 육성”
AI·콘텐츠·방위산업 등 첨단 전략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9.3% 확대됐다. 정부는 향후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미래 산업 육성과 성과의 사회 환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AI 시대에는 문화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며 K-컬처 투자 확대 계획도 밝혔다. K-콘텐츠 펀드 출자 규모를 2000억원 늘리고, 청년 창작자 지원을 강화해 문화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K-푸드, K-뷰티 수출 지원과 융자 및 바우처 사업 확대를 통해 한류의 산업적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방력 강화 역시 AI 예산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R&D 투자를 확대해 방위산업을 AI 시대의 주력 제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내년도 국방 예산은 올해보다 8.2% 증가한 약 66조3000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래식 무기체계를 최첨단 AI 무기체계로 개편하고, 우리 군을 최정예 스마트 강군으로 신속히 전환해 자주국방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 “예산은 국민의 피와 땀…초당적 협력 당부”
이 대통령은 예산안 처리에 있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지난 정부는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을 뿐 아니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며 “출발이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속도를 높여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예산은 국민의 피와 땀이 담긴 세금으로 만들어진 만큼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며 “불필요한 예산은 대폭 삭감하고, 저성과·저효율 지출 27조 원을 줄였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는 곧 대한민국의 새로운 백 년을 여는 출발점”이라며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뿐 아니라 속도와 실행력에 달려 있다.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투자인 만큼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