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 없이 로봇·센서 구동…플라스틱 나노발전기로 전력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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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성 직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모식도 및 가소체 첨가율에 따른 전기발전 형태 변화. (이주혁 교수 제공)

배터리 교체나 충전 없이 센서와 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새로운 전력 기술이 개발됐다. 플라스틱만으로 이러한 나노발전기를 구현함으로써 스마트 물류·헬스케어·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차세대 전자기기 자율 구동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주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연구팀이 범용 플라스틱(PVC)을 활용해 이온성 직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iDC-TENG)를 개발, 정류회로 없이도 다양한 기계적 움직임으로 안정적인 직류 전력 공급이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는 기계적 움직임을 전기로 바꿀 수 있었으나, 교류(AC) 전력만 생산해 직류(DC)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정류회로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과 구조적 복잡성이 뒤따랐고, 이에 대한 다양한 대안은 비용·효율·활용성 측면에서 산업 현장에 널리 적용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PVC에 가소제를 첨가해 특성을 조절함으로써 별도 회로 없이도 직류 전력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자(iDC-TENG)를 구현했다.

이 소자는 다양한 움직임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그 작동 원리가 마찰 전하 확산과 전극 표면에 이온이 쌓이면서 내부에 전기장이 만들어지는 현상(전극 분극)이라는 점을 밝혔다.

또 전극 성질 차이가 출력 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최적 조건에서 소자는 수십~수백㎽/㎡ 수준 높은 출력을 안정적으로 발생시켰다. 실제 축전기 충전과 LED 250개를 켜면서 센서를 구동하는 데 성공해 실제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주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값싼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직류 전력을 직접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산업적 의미가 크다”라며 “물류창고·운송 로봇·위치추적 센서 등에서 배터리 교체 부담을 줄이고 장기간 자율 구동을 가능케 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29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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