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 조작과 시세 조종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1일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 1심 선고 후 한 말이다. 김 센터장은 와병 때문인지 수척한 모습이었으나, 이날은 한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이날 1심 선고는 사실 카카오의 완승이었다. 서울남부지법은 1심을 선고하며 검찰이 부실한 증거로 무리하게 카카오를 기소했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김 센터장은 물론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 뜻을 밝혀 법리 공방은 다시 이어질 예정이지만, 카카오 측이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이번 판결로 '주가조작 기업'이라는 낙인을 벗었다. 모바일 시대를 이끈 대표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던 카카오는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이 불거진 후 '주가를 조작하는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잃어버린 3년'이라고 표현되는 시기다.
사법 리스크를 덜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카카오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우선 김 센터장이 건강상 이유로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어려운 만큼 그룹 거버넌스를 재편해야 한다. 보수적 경영으로 단순히 계열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각 계열사별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그룹 혁신 동력을 다시 살려야 한다.
일명 '빅뱅 프로젝트'로 불리는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초래한 국민 불신도 회복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AI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과감한 시도라는 해석도 있지만, 메신저 서비스 본질을 잃어버린 업데이트라는 비판이 많다. 카카오톡은 마침 '챗GPT'와 함께 자체 개발한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접목했다.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로서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