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깜짝 실적' 낸 삼성전자…다시 메모리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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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낸 배경에는 역시 반도체(DS)가 있었다. 사업부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DS부문은 3분기 6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둬, 전사 이익(12조1000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증권업계가 예상한 DS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였다.

DS 실적은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가파르게 회복한 모습이다. 지난 2분기 4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무려 1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실적 견인의 주 원동력은 메모리로 풀이된다. 메모리 중에서도 서버용 D램 중심 수요 증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덕분에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늘었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삼성 HBM3E 12단 8개가 적용된 AMD 인공지능(AI) 반도체 'MI 350' 시리즈 판매가 시작돼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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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세계 메모리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여기에 구형 D램(DDR4) 가격 상승도 큰 몫을 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구형 D램 공급이 부족해진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6월 2.6달러에서 9월 6.3달러로 3개월 만에 142% 증가했다.

낸드는 시황이 상반기보다 개선됐으나 수익 측면에서의 기여도는 여전히 낮았고, 반도체 실적 발목을 잡던 비메모리 부문(파운드리·시스템LSI) 개선 효과가 컸다. 3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했으나 그 폭을 줄여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됐다. 특히 시스템LSI가 설계하고 파운드리가 양산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이 하반기 '갤럭시Z' 시리즈에 채택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첨단 공정에서의 수율 및 가동률 개선으로 고정비 부담을 완화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 배경에 대해 “전반적인 메모리 실적 개선과 비메모리 적자폭 축소”를 꼽았다.

삼성 메모리가 살아나면서 업계 1위도 다시 탈환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3분기 메모리 매출이 전분기 대비 25% 증가한 194억 달러(약 27조7000억원)를 기록, 3개월 만에 SK하이닉스로부터 1위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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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사진=삼성전자)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에 쏠린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와 HBM3E 12단, HBM4 12단 품질 평가를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1위 AI 반도체 기업으로 HBM 최대 수요처다. 공급 성사 시 실적을 한 계단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고객사인 AMD, 브로드컴이 최근 오픈AI와 초대형 규모의 AI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해 내년 공급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파운드리의 경우 기술 경쟁력 강화와 외부 고객사 확대가 과제로 꼽힌다. 2나노미터(㎚) 등 첨단 공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 고객사는 한정적이다. 수율 등 양산 경쟁력에서 TSMC가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퀄컴이나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추가 확보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 7월 23조원 규모 계약을 맺은 테슬라 차세대 AI 반도체 'AI6'의 성공적 양산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HBM 출하량은 1분기 저점을 기록한 뒤 주문형반도체(ASIC) 고객사를 중심으로 강한 회복세 이어지고 있다”며 “파운드리 역시 4~8㎚ 중심의 고객사 수주 이어지는 가운데 전반적인 가동률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 증가와 제품 단가 상승에 따라 실적 개선 흐름에 기여했다. 아이폰 17 시리즈, 갤럭시 Z 폴드·플립 시리즈 출시로 패널 출하가 확대되며 고부가 제품 비중 증가에 따라 ASP가 상승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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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영업손익 추이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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