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톡이 창사 이후 최대 개편을 단행하며 '올인원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메신저의 틀을 넘어 사용자 일상 전반을 흡수하는 '슈퍼 앱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 이용자 중심 설계로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대화와 관계, 일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23일 열린 카카오의 연례 최대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전반에 쌓여있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라면서 “대화를 더 쾌적하게,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팅 탭, 이용자 불편 해소 초점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카카오톡의 본질인 '메신저' 기능을 제공하는 '채팅 탭'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복잡한 대화 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채팅방 폴더' 기능을 도입했다. 사용자는 업무, 가족, 친구 등 다양한 목적의 채팅방을 원하는 카테고리로 분류해 최다 100개 채팅방을 10개 폴더에 나눠 담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친구 대화와 업무·광고 알림이 뒤섞이는 문제를 해결해 일상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안읽음' 폴더도 추가했다.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는 채팅방을 한데 모아볼 수 있다. 채팅 목록을 아래로 당겨 메시지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기능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또, 메시지 수정 기능을 '나와의 채팅방'뿐 아니라 일반-오픈채팅방으로 확대 적용했다. 메시지 발송 후 24시간 이내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수정된 메시지에는 '수정됨' 표시를 작게 표시한다. 사용자가 메시지 발송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정확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조치다.
◇사용자 일상에 AI 녹인다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전면적인 AI 도입이다. 카카오는 '일상 속 AI'를 목표로 수천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에서 AI 서비스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특히 '카나나 in 카카오톡'은 대화 맥락을 파악해 일정 관리, 정보 안내, 예약·상품 추천을 자동 제안한다. '카나나 검색'은 채팅 중 AI 호출로 결과를 공유해 대화 확장을 돕는다. '보이스톡 녹음·요약'은 통화 내용을 텍스트화·검색 기능을 제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
10월부터는 채팅탭 상단에서 '챗GPT'를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5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미지·파일 분석, 복잡한 질문 응답 등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올리버 제이 오픈AI 인터내셔널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이프 카카오'에 깜짝 등장해 “(이번 협력으로) 세계 수준 AI를 한국인의 일상에 접목하게 됐다”라면서 “카카오 플랫폼에서 새로운 통합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3만원대 선물을 추천해줘' '강남역에서 가까운 커피숍 찾아줘' 등 이용자 요청을 인식하고, 서비스를 직접 호출해 실행할 수 있는 '툴 콜(Tool Call)'도 구현했다. 별도 앱 전환이나 메뉴 탐색 없이 선물하기, 카카오맵, 예약하기, 멜론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콘텐츠'×'커뮤니티' 장(場)을 열다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은 기존 '오픈채팅' 에서 '지금탭'으로 전환했다. 숏폼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능을 중심으로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는 공간이다.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에서 숏폼 콘텐츠를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공유한 영상은 채팅방에서 바로 재생된다. 친구들과 같은 숏폼을 보며 소통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 링크 공유 방식과 비교해 콘텐츠 발견, 공유, 대화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채팅은 '오픈채팅 커뮤니티' 기능으로 모습을 바꿨다. 개별 채팅방에 들어가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인기 주제 관련 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피드를 제공한다.
'친구탭'은 '나를 표현하고 쉽게 확인하는 공간'으로 변화한다. 피드형 사용자환경(UI)을 도입해 친구들의 프로필 변경 내역이나 게시물을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프로필 게시물 공개 범위를 '친구에게만'으로 기본 설정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만 자신의 일상을 타인과 공유하고, 과도한 노출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다.
홍민택 CPO는 “모든 변화는 쾌적한 대화 경험으로 전 국민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여정이었다”면서 “모든 가능성의 시작인 카카오톡을 끊임없이 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